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니보이 Dec 13. 2023

나는 베스트 드라이버다

다시 만난 사량 3화

이선정作  그, 섬   oil on canvas


한산한 냉장고 오래된 김치와 쉰내 벤 김칫국물 볶음밥으로

바쁜 점심 해결하고 드라이브 나섰다     


얼굴 가득 부딪는 파아란 갯내음에 

나는 바다가 된다     


시원한 바람 안고 닿은 

경치 좋은 옥동 가는 길 중턱

뚝뚝 떨어진 작은 섬들 사이 코발트블루     


바다는 하얀 부기들이 떠 있는 양식장으로 수 놓이고

느릿느릿 작은 어선들은 평화로운 섬마을을 만들고     


벌어져 아픈 살 붕대로 칭칭 감고

찢어져 헤진 그물 손봐야 했다는 늙은 어부

그 아스라한 안타까움을 쪽빛 바다에 던져버린 나는 

이제 자연인     


옥동 가는 길모퉁이에서 바다를 본다

파란 바다 푸른 하늘 사이로

하얀 갈매기 제집처럼 나르고

나는 바다 풍경에 녹아 있다     


부- 

뱃고동 울음에 시계를 본다     


이제 환자 올 시간

다시 돌아가야 한다

나의 생활로     


나는 섬마을 의사다

나는 Best Driver다

이전 03화 사량도 여름은 이렇게 지나간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