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사량 9화
이선정作 아름다운 시간 oil on canvas
치과 김 선생의 가벼운 교통사고로
외로운 밤을 보냈다.
카스텔라로 아침을 만들고
환자 몇 보고 나니 어느새 점심.
혼자서 밥 먹으려니 밋밋한 기분
선창으로 나섰더니 해경 출장소장이 눈짓한다.
우렁쉥이가 있으니 오란다.
오랜만에 먹는 낮술 절로 넘어간다.
달달한 커피로 입가심하고 그득한 포만감에 이끌려
잔잔히 떠 있는 싼판으로 걸었다.
찰랑찰랑 기분 좋은 흔들림에
파아란 바다 한가득이네.
갈매기 떼 이끄는 고기잡이배 하얀 포말 일으키고
청청한 하늘 너머 흰 구름 내게로 내게로 다가온다.
낮술 한잔으로
작은 섬 사량도의 날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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