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결심: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드디어 만난 나만의 섬

by 유영

다수의 사람이 가는(혹은 가고자 하는) 길을

따라가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위쪽만을 바라보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관심을 끄는 것들은 주변에 널려있었다.


책 읽는 것도,

피아노를 치는 것도,

그림 그리는 것도,

춤을 추는 것도,

토론하는 것도,

관찰하는 것도 재밌었다.


커서 되고 싶은 직업을 정해놓고

목적지로 가는 길을 설정하고

퍼즐을 맞춰나가는 삶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하나만 선택할 수가 없어!"


하고 싶은 게 많았으므로 '진로 선택'은 불가능했다. 방황은 대학 졸업 이후에도 이어졌다.


나는 나를 잘 알 것 같으면서도,

나는 나를 잘 몰랐고,

그렇게 나를 찾아가며 살았다.

나를 찾고 싶었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뭘까?

나의 세상에서 나만의 섬을 찾아 헤엄쳤다.

이 여정은 너무나도 즐거웠다.


하지만

서른을 넘기며 자꾸만 주변이 나를 붙잡아 세웠다.


'누구는 좋은 집을 샀대.'

'누구는 얼마를 번대.'

'누구는 어디 다닌대.'


주위를 둘러보니

누군가는 정석대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재테크에 눈을 빨리 떠 자산도 불리고 있었다.


남들의 가득 찬 두 손을 보았고

내 텅 빈 두 손을 마주했을 때,

남들의 뒷모습을 보는 뒤쳐진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우울해졌다.


주변에서 나만 빼고 모두 주식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출근하면 모두가 주식 얘기를 했고 나는 정말 관심이 없었다. 끌리지 않았다.


분명 나는 행복한데,

실패자 혹은 사회 부적응자가 된 것 같았다.




누가 고민 있냐 물으면, 쉽게 말할 수 없는 마음속 깊이 간직한 고민은 딱 하나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돈이 되지 않는 것인데, 이것을 계속해도 되는가?'였다.


운명같이 만난 여러 권의 책들이

나를 우울과 고민의 늪에서 꺼내주었다.


- 우울의 시작은 '비교'

- 예가 되지 말라: 타인의 노예, 평가의 노예...


원래 알고 있던 것도 다른 사람의 언어로 보면 새롭게 보인다. 잊고 있던 좋은 말들을 상기했다.

'그래, 이거지!'


내가 나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던 때는 느끼지 못했던 그 감정은

내가 나를 끌어내리며 찾아왔던 것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타인의 잣대로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심지어 같은 색을 보아도

모두 보고 느끼는 바가 결코 같을 수는 없다.

우리는 각자의 세상을 살고 있음에도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불행해진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어느샌가 구석에 몰려 쪼그리고 있는 내가 안쓰럽고 미안해진다.

나는 나를 살포시 끌어당겨 안아주었다.

쓰다듬어 주었다.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

나는 나의 세상을 헤엄칠 때 비로소 행복한 사람을 받아들였다.


큰돈을 만질 수 없는 운명이라면 그 또한 내 삶이니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

그리고 가진 것에 감사해 보자면,

아주 사소한 것들도 - 튼튼한 팔다리, 유연한 어깨, 잘 돌아가는 손가락, 작지만 쉴 수 있는 안식처, 이렇게 생각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정신과 시간적 여유 등

모두 감사할 일이라 오히려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뇌는 부정어 처리를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자'라고 생각하면 '생각하지 말자'는 처리를 못하고 자꾸 코끼리를 떠올린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비교하지 말자' 대신 '가진 것에 감사하고 내 삶에 집중하자'를 되새긴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한정적이다.

그 한정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대세지만 내가 크게 끌리지 않는 것들 대신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 통장에는 도움 되지 않지만(오히려 마이너스인) 삶을 다채롭게 해주는 것들에 쏟기로 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기로, 그냥 맘껏 즐기기로 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니

현실과 타협하여 근무시간에는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 남은 시간을 좋아하는 것에 알차게 쓰기로 했다.

나의 섬에 드디어 안착했다.


거울 속 나를 향해 웃어보았다.

웃는 나를 마주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웃으면 웃을 일이 많아진다고 한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많아진다.


나를 사랑하니,

앞으로 나에게 사랑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날 것 같는 마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