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몸꽝도 꿀렁이게 한다

by 티히

철봉이가 집에 온 게 지난 7월 23일이니, 이제 막 한 달이 넘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뭐 하나 진득하니 하는 게 별로 없었는데(최근에 좀 늘긴 했다. 걷기, 달리기 등) 아마 브런치 아니었으면 철봉이와의 밀당도 벌써 끝났을지 모른다.


철봉이를 영접하던 그 날, 무슨 영문이지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작가는 초창기에 한 차례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었던 터. 퇴근해 집에 돌아와 철봉이를 설치하고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려 했더니, 뭔가 써야 되는 게 많았다. 내 소개도 해야 했고, 쓰고자 하는 주제도 명확해야 할 것 같았다.

마침 오늘 집에 온 철봉이가 머리를 스쳐갔다. 그래, 반백살 꽃중년이 마치 고등학교 시절, 체력장 도전했던 것처럼 턱걸이에 도전해 본다는 주제로 브런치에 도전해볼까?


당시 체력장 종목 중 턱걸이 만점이 한 20개였던 것 같은데, 기억에 턱걸이 만점 받는 아이들이 한 반에 다섯 명이 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몸꽝족인 나도 만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나마 10개는 넘겼던 것 같은데, 꽃중년이 돼서 이팔청춘 당시의 체력장에 다시 도전을 해본다는 콘셉트를 잡았다. 감가상각 감안해서 목표는 10개.


그렇게 며칠간의 턱걸이 도전기 및 앞으로 이렇게 글을 발행하겠다는 목표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지난 8월 4일, 브런치 작가 축하 메일을 받았다.(메일 받고서 어찌나 기쁘던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아마 브런치 아니었으면 벌써 나가떨어졌을지 모른다. 아내는 두어 번 매달리더니, 나가떨어졌다. 요즘은 브런치 글을 쓰기 위해 턱걸이를 하는 형국. 주객은 전도됐지만, 어쨌든 난 오늘도 내 몸을 들어 올리고 있다.


그래도 한 달 지났다고 처음에 그 무거웠던 몸이 정말 많이 가벼워졌다. 턱걸이를 막 하고 있으면 마치 내 몸이 꿀렁꿀렁 댄다는 느낌이 든다.


며칠 전, 브런치에서 턱걸이를 검색해보니 와우, 턱걸이하는 브런치 작가님들 너무 많다. 나야 무턱대고 들어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제 브런치 작가님들 턱걸이 글 보면서 자세 및 효과 등에 대해 좀 더 연구해야겠다는 의지가 팍팍 생겼다. 브런치는 몸꽝도 꿀렁이게 한다.


턱걸이 프로젝트 진행 경과 : 여전히 하루에 두어 차례(아침, 저녁) 깔짝 턱걸이(10개)로 연명 중. 어느덧 턱걸이 루틴을 만든 것 같은 나 자신에 박수를 보냄. 거울로 비치는 내 몸을 보면서 살들이 불뚝불뚝하는 느낌을 받음. 똑같은 셔츠임에도 좀 더 꽉 쪼이는 느낌도 있음.(조만간 헐크가 될 것 같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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