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내 몸에 참 못되게도 굴었다. 몸에 좋다는 거 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랬던 내가 변하기 시작했다.
먼저 가부좌를 풀었다. 부처님도 아닌데 사무실 의자에 가부좌를 틀고 앉곤 했다. 직장 초년병 시절, 한 선배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모습이 멋지게 보였었나 보다.(멋질 게 따로 없지, 원)
그래서 가부좌를 틀어봤다. 뭔가 일이 훨씬 더 잘되는 느낌이었다. 이후로 의자에 앉을 때 가부좌를 틀거나, 아님 뭐가 그리 꼬였는지 다리를 꼬고 앉곤 했다.
그냥 바닥도 아니고 의자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으니 자세가 안 좋아지는 건 당연지사. 악동뮤지션도 다리 꼬지 마라 했는데 어느 날엔가 가부좌를 풀고 다리도 꼬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한 게 한 1년 정도 된 것 같다. 가부좌를 풀었으니 자세가 좀 좋아져야 할 텐데 아직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처럼 좀 구부정한 것 같다. 그래도 가부좌를 푼 건 엄청난(?) 일임엔 틀림없었다.
자세 얘기가 나왔으니 아내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내 등짝이 앞에서 보면 펴졌는데 뒤에서 보면 휘었단다. 도대체 어떤 구조로 어떻게 휘었는지 아내도 설명을 못하고, 거울을 봐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요즘엔 걸을 때 직립보행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뭐 평소에 네발로 걸어 다녔다는 건 아니고, 그냥 허리 꼿꼿하게 세워서 구부정하지 않게 걸어 다니려고 노력한다는 뜻이다. 걸을 때뿐만 아니라 앉을 때, 서있을 때 등 언제든 직립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참, 얘기 나온 김에 직립보행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이게 엄청난 일이었다. 안 그래도 턱걸이가 중력을 거스르는 힘든 운동이었는데 직립보행 역시 허리를 세워 중력을 거스르는 일이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표현이 있었는데, 직립보행 덕에 컵과 접시 24개를 교대로 쌓아 올린 것과 같은 불안정한 모양의 척추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들, 그리고 네발 동물에게는 없는 치질을 얻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허리 디스크라든지 치질이 없는 걸 보면 내가 직립보행을 제대로 못했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직립보행을 위해 언제든 머릿속에 몸이 아른거린다는 건 좋은 현상임에 틀림없다. 관심을 갖는 만큼 더 신경을 쓰게 될 테니까.
그리고 요즘 정말 대견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커피 덜 마시고 뜨거운 물 먹기. 여름에는 물론이고 겨울에도 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입에 달고 살던 내가 그냥 갑자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끊어버렸다. 찬 게 몸에도 안 좋고, 커피도 몸에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다. 간혹 커피가 댕길 때는 한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먹곤 했다. 물론 한여름에도 뜨거운 물을 마셨고. 뜨아~
뜨거운 물을 마시면 온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과 함께 땀방울이 조금 맺히기도 한다. 몸에 불 때서 안 좋은 세균 잡는 느낌이랄까. 뭐니 뭐니 해도 뜨거운 물 마시니 속이 편안해진 느낌이다.
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금연이다. 언젠가 끊어야지 끊어야지 했는데 벌써 금연한 지 3년 정도 된 것 같다. 금연한 거, 정말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내 몸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개망나니처럼 살았던 것 같은데 마치 화초 가꾸듯 내 몸 가꿔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달리기도 시작했고, 턱걸이도 이제 막 시작했으니 언젠가 ‘다비드상’ 같은 몸매가 나오길 상상해본다.
턱걸이 프로젝트 진행 경과 : 확실히 악력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턱걸이가 좀 수월해진 느낌이다. 그나저나 아침, 저녁 턱걸이가 루틴이 된 것 같다. 어제저녁 턱걸이 한 번 빼먹었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살들이 막 아우성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