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하다 팔 아파보긴 처음

전완근 에피소드 2-분노의 양치질

by 티히

최근에 양치질로 입안이 거덜 났다. 양쪽 볼 근처에 구멍이 두 개 생겼다. 턱걸이하면서 팔에 힘이 생겨서였을까?


지난 목요일 스케일링을 받았다. 최근에 이를 닦아도 개운하지 않고, 스케일링을 받은 지도 한 1년여 정도 된 터였다.


여느 때처럼 스케일링받는 그 순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한 30분 정도 입을 벌리고 있다 보니 턱은 얼얼해지고, 무슨 둥근 톱니 같은 걸로 이를 가는지 윙윙 대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혹시나 연신 나오는 침이 범람을 하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했다.


의사 선생님의 스케일링 궤적에 맞춰 머리는 자꾸 뒤쪽으로 도망가려 하고, 거의 목이 빠질 듯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그나마 몇 차례 스케일링해봤다고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처음 스케일링할 때는 엉덩이에 땀까지 찼었다.


어쨌든 스케일링 잘 끝내고 나니 정신은 어찔어찔한데, 입안은 개운했다. 의사 선생님 왈, “혹시 이 닦다가 피 나온 적 없나요?” 피 본 적은 없었기에 아주 자랑스럽게 “피 나온 적은 없는데요” 했다.


의사 선생님 왈, “잇몸에 염증이 좀 있어서 양치질 제대로 잘했으면 피가 나오는 게 정상인데, 양치질을 제대로 안 하셨나 봐요.


하긴 내가 모든 게 다 빠르긴 하다. 밥도 빨리 먹고, 머리도 빨리 감고, 샤워도 빨리 하고, 이도 정말 빨리 닦는다. 예전 ‘사랑을 그대 품 안에’라는 드라마에서 탤런트 차인표가 선보였던 ‘분노의 양치질’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그 비슷하게 좌우로 몇 번 쓱싹쓱싹 하고 끝낸다. 이 닦는데 한 30초도 안 걸리는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은 잇몸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 잇몸 사이에 이물질들을 잘 제거해야 한단다. 안 그러면 잇몸에 염증이 생겨서 나중에 잇몸이 내려앉는다 한다.


그동안 잇몸은 털끝만큼도 생각 했는데, 의사 선생님이 그렇다 하니 이보다 잇몸이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스케일링받고서 양치질하는 방법을 배우긴 했지만, 집에 돌아와 유튜브로 양치질하는 영상들을 뒤져봤다. 양치질하는 데도 무려 7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흔히들 한다는 ‘회전법’으로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양치질을 했다.


칫솔을 회전시키다 보니, 아무래도 전완근(팔뚝 근육)을 쓰게 됐다. 평소 30초면 됐던 걸, 회전을 시켜가며 윗니, 아랫니, 앞, 뒤 공들여 닦다 보니 한 3분 정도 걸렸다. 집안 대청소하듯 이를 닦다 보니 평소 얼씬도 안 했던 볼 쪽까지 칫솔이 닿게 되고 그 여파로 구멍이 난 것이었다.


그런데, 와우, 이 닦는 것도 근육 단련이었다. 전완근이 뻣뻣해지면서 아파왔다. 분노의 양치질은 근육 쓸 일이 없었는데, 제대로 이를 닦다 보니, 이 닦는 것도 근육 쓰는 일이었다. 물론 처음이라 요령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도 닦고 근육도 키운다 생각하니, 도랑 치고 가재 잡는 느낌이었다.


완력이도 있겠다, 하루 세 번 이 닦을 때마다 전완근 단련하겠다, 이러다 정말 주먹왕 되겠다.


턱걸이 프로젝트 진행 경과 : 제대로 턱걸이 3개 하는 것만도 감지덕지였다. 그 이상 하는 건 아직은 무리 맞다. 중요한 건 시도 때도 없이 몸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다. 예전에는 생각 따로, 몸 따로였다. 생각이 가는 만큼, 몸은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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