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빼부부의 뱃살별곡 이야기

by 티히

몸에 관심을 갖다 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 평소 저울에 올라가는 일이 거의 없던 내가 문득 저울에 올라갔다. 한 6개월 전에 쟀던 몸무게보다 2kg 정도 더 나갔다.


의자에 앉아서 물끄러미 아래를 내려봤더니, 유난히 둥그레 보이는 뱃살이 눈에 들어왔다. 옆구리까지 고르게 퍼져있는 뱃살을 가늠해보니 대략 3근 정도 나갈 것 같은 양이다.


아무래도 턱걸이를 제대로 하려면 내 팔이 감당할 수 있는 몸무게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다 싶었다. 60kg이 나가면 60kg의 중력이, 70kg이 나가면 70kg의 중력이 작용할 테니 말이다. 아직은 가냘픈 내 이두근이, 그리고 광배근, 대흉근이 내 몸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체중을 줄이는 게 필요했다.


무엇보다 중력에 힘을 보태고 있는 뱃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았다. 식스팩은 고사하고, 그냥 거대한 한 덩어리, 원팩이었다. 아내 말로는 뱃살이 모든 질병의 원흉이란다. 아내 역시 그 원흉을 좀 많이 달고 있기는 하다.


턱걸이 외길만 걸어서는 안될 것 같았다. 원흉부터 먼저 퇴치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뱃살만큼은 충분히 우리 부부의 공통 관심사가 될만했다.


당장 아내와 뱃살 빼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한 때 ‘땅끄부부’에 빠졌던 아내, 함께 땅끄부부에 빠지기로 했다.


아내가 땅끄부부 동영상 따라 할 때 참 우습게 봤었다.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뭔 숨을 그렇게 헐떡이나 했다. 근데 막상 따라 해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뱃살 빠지는 운동 BEST 5 동영상이었는데 고작 11분짜리 영상에 넋이 나갈 정도로 힘이 들었다.


뭐든 오래 버티는 게 관건이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파이팅 하자는 의미로 우리 부부도 애칭을 짓기로 했다. 지금까지 입었던 옷이 헐거워지게 살 빼자는 의미에서 ‘몸빼부부’라 이름을 지어봤다. 매일 저녁 한 차례씩 이 동영상 보며 따라 하기로 했다.


몸빼부부의 뱃살 빼기 프로젝트, 오늘(10월 3일)부터 시작이다. 현재 내 몸무게는 69.4kg, 아내 몸무게는 극비다.


턱걸이 프로젝트 진행 경과 : 아빠가 턱걸이하면서 오만상 찡그리는 모습을 보던 둘째, 호기롭게 철봉이에 매달린다. 혹시 운동선수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갖게 했던 둘째도 턱걸이 하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빠의 그 오만상을 조금은 이해했으리라.


참, 어느 틈엔가 팔 통증이 없어졌다. 제대로 턱걸이에 도전할만한 여건이 갖춰졌다. 일단 중간 목표는 5회. 뱃살 빼기 프로젝트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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