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향기 Sep 12. 2022

아무것도 아닌 하루의 희열

바위 위에 서 있는 새들보다 쓰레기통 위에 서 있는 새들이 더 멋져 보이는 건 나만 그런 걸까?

아무 곳에나 피어난 민들레보다 고양이 똥 옆에 피어난 민들레가 더 예뻐 보이는 건 나만 그런 걸까?


나의 일상은 쓰레기통 위의 새들 같고, 고양이 똥 옆의 민들레 같다.



사소한 더미 위에서 빛나는 것들을 발견할 때 희열을 느낀다.

평범한 더미 속에서 비범함을 찾을 때 희열을 느낀다.

익숙한 것들에서 낯선 모습을 볼 때 희열을 느낀다.

가벼운 것들에서 묵직함을 느낄 때 희열을 느낀다.

보잘것없는 것에서 귀한 것을 볼 때 희열을 느낀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서 무언가 있는 것을 찾을 때 희열을 느낀다.

멸시받는 것들에서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할 때 희열을 느낀다.


나의 희열은 이런 것들이다.

그래서 난 걷고, 읽고, 생각하고, 하루를 산다.

지루하리만큼 반복되는 하찮아 보이는 일상에서 희열을 느끼기 위해 하루를 산다.


누군가는 사는 게 고통이라 했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고통을, 슬픔을, 아픔을 느끼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난 그에게 되묻고 싶다.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 모든 고통과 슬픔과 아픔 속에서 찾을 희열을 느낄 수 없었지 않느냐고.

지리멸렬한 하루에도 당신의 희열은 가닥을 잡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사소하고, 평범하고, 익숙하고, 가볍고, 보잘것없고, 아무것도 아닌 멸시받는 나의 하루는

나를 의미 있게 하고, 비범하게 만들고, 낯설지만, 묵직하면서도 귀한, 무엇인가가 있을 가치를 찾아준다고.

그래서 난 그 고통과 슬픔과 아픔마저도 희열로 만들어주는 보잘것없는 내 하루를 사랑한다고.


어리석음 가운데 지혜를 찾고,

약한 것들에서 강한 것들을 발견하고

더러운 것들에서 거룩함을 찾는


 하루를 사랑한다고.


오늘의 희열카드- 쓰레기통 위 새들과 고양이 똥 옆 민들레 카드



<사진 위: 골드코스트 스핏, 아래: 뒷 마당>

이전 13화 어둠의 숨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