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인연은 그냥 보내라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다 인연은 아니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스쳐가는 인연은 그냥 보내라.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다 인연은 아니다.
스쳐가는 인연들을 모두 다 인연으로 만들려 하다보면 정작 좋은 인연에게 소홀할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의 유한함'을 늘 명심하기를 바란다. 시간의 유한함을 생각한다면 이는 바로 '기회비용'으로도 연결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시간은 한정적이다. '시간이 돈'이라는 말을 허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시간과 돈, 능력 등 주어진 자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간은 다양한 기회 모두를 선택할 수가 없다. 선택할 것과 버릴 것을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판단하여야 한다. 어떤 기회의 선택은 곧 나머지 기회들에 대한 포기를 의미하니 말이다. 그 기회 중 참으로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인연을 맺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아비는 세상을 살아오며 귀한 인연들을 참으로 많이 만났다. 그리고 귀한 인연인지 알았던 인연들 중 좋지 않은 인연 또한 제법 있었다. 안좋은 인연인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 인연을 정리하며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인연이 아닌 인연들로 인해 얻은 것과 버린 것들을 생각하며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지만 사람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인지 사람이 작정하고 가면을 쓴 것인지 마냥 쉽지만은 않더구나. 하지만 나이가 들며 조금씩 더 사람을 가려만나는 법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그것이 연륜(年輪)인가 보더라.
사람은 완벽하지 못해서 세상을 살며 실수를 많이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치다. 좋은 사람인지 알고 만났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며, 스쳐가는 인연인지 알았으나 만나고 보니 평생의 인연으로 남는 경우도 있더구나. 그러니 항상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는 것을 신중히 생각하고, 또한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을 다 인연으로 삼으려 하지 말거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을 잘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 좋은 인연을 부디 너희 인생의 보석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너희 인생의 좋은 우군을 많이 만드는 것 만큼 살아가며 큰 힘이 되는 것도 없다.
더불어 불가근불가원 (不可近不可遠)을 늘 명심하도록 하여라.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늘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마음의 거리를 두며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며 인간관계의 큰 지혜로 적용될 것이다. 항상 상처는 멀리있는 사람이 아닌 가까운 사람에게서 비롯되는 법이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스쳐가는 인연은 그냥 보내라.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다 인연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존경하는 법정 스님의 글을 아래에 소개하니 이를 참고하여 인생의 지침으로 삼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나의 아들 딸아.
스쳐가는 인연은 그냥 보내라 / 법정 스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 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퍼서는 안된다
옷깃을 한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적인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인간적인 필요에서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에 몇몇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건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 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서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 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