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인 타이머
지금까지 쓴 수영 글 중, 브런치의 통계를 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는 글은 '수영 6개월'과 '자유형 10바퀴'다. 글의 제목에 숫자가 들어가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꾸준히 하루에 1명 이상은 꼭 이 둘 중 하나의 글을 클릭한다. 수영이라는 단어에 빠져 들어오는 개미지옥처럼 말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수영에 대한 글을 한동안 쓰지 않았지만, 통계를 보니 신기했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언젠가 읽어 준다는 게 글의 힘을 느끼게 한다. 다시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잘하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하셨어요?"라고 묻게 된다. 빠르거나 자세가 좋거나, 오래 하는 사람은 확실히 특별해 보인다. 들은 답변 중 가장 길었던 건 7년이었다. 한 분은 오전 10시 타임의 40대 여성분이었고, 다른 분은 오후 2시 타임의 대학생 청년이었다.
처음에 드는 생각은 ' 어떻게 7년을 하지?'라는 것이다. 다음은 그렇다면 저 정도 하는 게 말이 되는 군이라고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론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수영 1년을 한 나로서는 아직 넘보지 못할 숫자다. 6년은 더 살아야 되는데, 나이를 거저먹는 것처럼 하루하루 살아서 되는 게 아니란 걸 안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을 보면 여차저차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다. 그런데 7년을 했다는 이제 막 졸업한다는 대학생을 보니, 살아온 세월과는 별개로 그 지속적인 꾸준함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이가 태어나서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한 수영장만 7년을 다니고 있다는 여성분의 이야기도 인상 깊다. 주변엔 영웅보다 대단한 현실의 사람들이 있다.
수영을 몇 년 했다고 말하는 건 사실 기준이 모호하다. 일만 시간의 법칙처럼 365일 24시간 누가 타이머를 재는 것도 아닌데, 부풀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한다. 내가 수영을 한 지 1년이라고 퉁친 것처럼 말이다. 나름 정직하게 하루 1번 50분으로 쳐서 대략 1년 정도 한 것 같다. 주관적인 타이머이니 이해해 주길 바란다. 선수생활을 하거나 그 이상을 한 분들도 있겠지만, 인생을 통틀어 성인이 되어 자발적으로 어떤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된 건 수영이 처음이다.
1년의 결과물이라고 하면 초급에서 상급이 됐다. 그러나 시간도 급도 문제가 아니었다. 초급이 아니고서야 빠른 것도 느린 것도 큰 상관이 없었다. 지속성의 대단함과 두려움이 1년의 수영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중간에 기록을 하고자 할 만큼의 수영 실력이 아니어서 글을 쓰자고 해놓고 그만뒀다. 하지만 수영은 계속하며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고, 그가 나보다 물을 한번 더 잡아내면서 깨달은 사실들에 감탄했다. 그게 다시 수영에 관한 글을 써보게 한 것 같다. 그래서 계속해서 물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