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감옥
'이러면 안 돼.'
'저러면 더 안돼.'
수많은 안된다는 말은 삶을 조용히 오염시켰다.
'안 된다'라는 말은 객관이라는 얼굴을 쓰고
주관적의 사슬을 엮어간다.
그 목소리를 지우기 위해
더 열심히, 바쁘게 살아야 했다.
움직일수록 살아있는 것 같았고,
고요할수록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모두와 같은 최면 속에서 깨어있는 척 살아갔다.
'열심히'라는 기준에 맞춰
삶과 시간을 그래서 잘 쓰고 있는가?
알 수 없는 불안함은
늘 마음을 허전함으로 조였다.
포기하고 되는대로 지내다가도
다시 필사적으로 아무거나 붙잡곤 했다.
도대체 '열심히'란 누굴 위한 것일까?
어쩌면 '되는대로 살아, 그래도 괜찮아'가
감옥의 열쇠 일지도 모른다.
그 열쇠를 문 건너 손 닿을 곳에 두고,
여전히 하던 대로 앉아 '안된다'를 되뇌인다.
참, 열심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