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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없는 사슬

주관적인 감옥

by LOT


'이러면 안 돼.'

'저러면 더 안돼.'

수많은 안된다는 말은 삶을 조용히 오염시켰다.


'안 된다'라는 말은 객관이라는 얼굴을 쓰고

주관적의 사슬을 엮어간다.


그 목소리를 지우기 위해

더 열심히, 바쁘게 살아야 했다.


움직일수록 살아있는 것 같았고,

고요할수록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모두와 같은 최면 속에서 깨어있는 척 살아갔다.


'열심히'라는 기준에 맞춰

삶과 시간을 그래서 잘 쓰고 있는가?


알 수 없는 불안함은

늘 마음을 허전함으로 조였다.


포기하고 되는대로 지내다가도

다시 필사적으로 아무거나 붙잡곤 했다.


도대체 '열심히'란 누굴 위한 것일까?


어쩌면 '되는대로 살아, 그래도 괜찮아'가

감옥의 열쇠 일지도 모른다.


그 열쇠를 문 건너 손 닿을 곳에 두고,

여전히 하던 대로 앉아 '안된다'를 되뇌인다.


참, 열심히도.



흐릿한 슬픔의 색3.jpg Subjective prison_THE3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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