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데이 소셜 스터디 Oct 26. 2020

LoFi 플레이리스트의 비밀

음악 속 숨겨진 뇌파의 마법

우리는 출퇴근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듣곤 한다.


왜?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


물론 근석옹이 남긴 그 유일한 마약이란 이유말고도 음악은 우리 기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 기분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퍼포먼스에도 영향력을 가진다.

나는 최근 들어 일하면서 LoFi나 느린 재즈 음악을 주로 듣는다. 반복 업무가 아닌 집중해서 생각을 끌어내야 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일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빠른 템포의 음악이나 팝송을 들으면 집중이 쉽지 않다. 엄청난 반복 업무를 소화하던 이전 직장에서는 지옥에서 막 튀어나온 노동요나 덥스텝, 트랩 등을 듣곤 했다. 마치 내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중지를 올리는 것 마냥 분노를 표출했던 것 같다.


이런 내가 최근들어 다운템포(Down Tempo) 음악을 듣는 이유는 단순히 직장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로 요즘 가을을 타는지 멜랑꼴리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다운템포 음악을 듣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집중력이 향상된다. 템포가 처지는 노래를 들으면 더 퍼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멜랑꼴리한 기분에 느린 템포 음악은 위로를 준다. 다들 한 번쯤 이별을 겪고나서 슬픈 발라드 노래와 함께 방구석 궁상을 떨면서 남몰래 위로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다운템포 음악을 듣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유튜브 알고리즘은 공부를 위한 느린 재즈나 클래식 음악, LoFi 등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음악영상들의 조회수는 어마어마하다. <LoFi hip hop radio>라는 유튜브 라이브 게시물의 애니메이션 소녀는 할로윈 분장 소재로 사용될 정도다. 구글에 ‘lofi girl halloween costume’이라고 검색해보면 많은 이들의 재치있는 코스튬을 볼 수 있다.


느린 템포의 음악이 왜 편안함을 주지?


그 답은 바로 뇌파(brain waves)에 있다.


영국의 임상심리학자 엠마 그레이(Emma Gray)는 음악 유통사 Spotify의 의뢰로 음악의 BPM(beats per minute; 음악의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과 뇌파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50~80 BPM의 음악은 뇌에서 알파파(alpha waves)를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파파는 깨어있는 각성 상태이면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파동인데,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휴식을 취할 때 발생한다. 알파파는 집중력과 판단력을 향상시키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뿐만 아니라, 이런 상태를 기반으로 창의력에 자극을 주기도 하고 우울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명상을 복지 정책에 포함하는 실리콘 밸리의 많은 기업들은 이와 같은 효과를 목표로 한다.


여기서 참 흥미로운 부분을 알 수 있다. LoFi 음악의 BPM은 대게 60에서 86 BPM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통 명상이나 요가, 태극권 등 정적인 활동을 할 때 트는 음악이 해당 BPM 영역대에 해당된다.


여담이지만, 닌텐도의 메가히트 작품인 <동물의 숲> 브금도 통상적으로 60~90 BPM에 속한다. '힐링'에 포커스가 맞추어진 게임인만큼 배경음악도 철저히 준비한 것 같다.


음악을 듣기만 해도 이와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한번 쯤은 시도해볼만하다.


고맙게도, 유튜브나 사운드클라우드에는 수많은 금손들이 좋은 노래를 많이 업로드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래에는 50에서 80 BPM 사이의 음악을 선별해보았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도 음악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필요한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


https://soundcloud.com/chloeburbank/thom

https://soundcloud.com/markd54321/313-blue-in-green-miles-davis

https://soundcloud.com/hyuk2_2/my-foolish-heart

https://soundcloud.com/carsontalb/solace-dkvm

https://soundcloud.com/glamgould/me-u

https://soundcloud.com/kevinrios1342/1am-new-horizons

https://soundcloud.com/kakuuuuuuu/relaxrepeat


이전 08화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릴 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