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같은 사람을 보셨나요

by 톨슈

그녀를 생각하면 일단 동그라미가 떠오른다.


넉살 좋고 애교 많은 성격 덕이기도 하고, 동그란 느낌이 가득한 그녀의 외모 덕이기도 하다. 사실 동-그란 음식은 많다. 수박도 동그랗고, 뻥튀기도 동그랗고, 달걀 프라이도 동그랗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음식과는 결이 다르다. 뭔가 보들보들한 느낌이 난다. 왜인지 귀엽고 간지러운 향이 날 듯하다.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울 것 같은 느낌. 음식이 아니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이의 엉덩이이다. 동그랗고 토실토실하고 사랑스러운 모양새.


그런데도 만일 음식이라면, 나는 그녀를 만두라고 하겠다. 만두에도 종류가 많지만, 교자만두는 아니다. 그런 만두는 술 먹을 때 밥솥에나 쪄먹을 일이다. 찐빵 모양을 닮을 정도로 속이 가득가득- 찬 동그란 만두여야 한다. 간장 한 번 코 옥 찍어서 한 입 크게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육즙이 쏟아져 나오는 그런 만두. 한 번 먹으면 배꼽에서부터 기분이 따뜻해지는 그런 만두. 적어도 작디작은 내 손보다는 커다란 만두. 동그란 모양을 가진 것들은 늘 마음을 유하게 한다. 동그란 모양 안에 들은 속이, 때로는 너무 뜨겁거나 차가울지는 모르겠어도, 일단 겉모양이 동그란 것들은 호감을 일으킨다. 다가가서 안녕-? 한 입 먹어봐도 되겠니? 하고 인사를 하고 싶어 지는 것이다.



그녀라는 만두의 차가운 속과 뜨거운 속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녀는 BTS라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을 매우 사랑한다. BTS를 향한 그녀의 열정은 가까이 가면 데일 것처럼 뜨겁다. 또한 벽돌을 던져도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단단하다. 인간이 한 연예인을 격렬히 사랑하게 되는 일은, 우리가 속절없이 탯줄에서 떨어져 태어나는 것과 같이 신비하다. 그녀가 BTS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순간 유지되는 공기의 온도는 뜨겁고도 안온하다. 한없이 온도가 따뜻이 유지되는 고급 핫 팩이 떠오른다. 그녀가 BTS 영상을 찾아볼 때면, 그녀의 눈동자는 순간적으로 소우주 행성에 다이너마이트가 터진 듯 이글거린다. 그리고 이내 불타올라 하트 모양이 되고는 한다. 평상시의 동그랗고 귀여운 막내 이미지에서, 순간적으로 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아득할 지경이다.


반면 그녀는 때때로 아주 차가운 속을 지녔다. 참고 참다 정말로 싫어진 것에 대해서는, 아주 모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녀는 정말 아니다 싶은 사람이나 일에서는, 얼음보다 냉담한 온도로 휙- 돌아선다. 얼음땡에서 아무리 땡을 외쳐도 얼음을 풀어주지 않는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의 살갑고 다정한 말투와 대비되는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적잖이 당황하고 만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라면 몰라도, 얼음 공주의 마법은 왕자의 키스로도 풀 수 없는 것이니까.




그녀는 속이 꽈악- 들어 차 있다. 제일 작고 작은 재료에서부터 잘 들어찬 느낌이다. 만두 속의 소, 즉 두부와 부추를 자르고 으깰 때부터 그녀는 제대로 된 모양으로 잘리고, 적당히 배합되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때로 많이 방황했다고 한다. 두부가 돼지고기와 당면과 계란을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당황했을까.


하지만 어린 두부는 이내 그 모든 재료를 흡수해서 더욱 단단한 소로 뭉쳐졌다. 그녀가 어릴 적 만났던 불량한 친구들도, 힘겹게 겪은 사고도 모두 지금의 그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잘 다지고 다진 '자존감'을 그녀의 중심에 세우고, 그 누구보다 이 세상을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몇 년 전 결혼을 했는데, 세상에서 제일 그녀의 속과 잘 맞는 만두피 신랑을 만났다. 다정하고도 매끈한 만두피 짝꿍은, 찜기에 올라 그녀가 만날 뜨거운 세상의 김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한다. 만두피의 특징은 쉬이 흐트러지지 않고, 세상의 풍파에도 잘 찢어지지 않는 점이다. 만두를 먹을 때 만두소만 쪄먹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적당한 얇기로 민 만두피와 함께 싸 먹을 때, 우리는 비로소 ‘완벽한 만두’라는 음식을 만날 수 있다. 그녀와 남편은 마치 잘 만든 속과 만두피처럼 어우러져서 이 험난하고 뜨거운 세상을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그녀는 동그랗고 토실토실한 토끼 이모티콘을 즐겨 쓴다. 하얗고 동그란 그 토끼는 마치 얼굴이 만두처럼 생겨서, 나는 그녀가 그 이모티콘을 보낼 때마다 귀 달린 만두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만 같은 기분이 된다. 그 뒤로는 그녀를 보면 늘 웃음이 터져 나온다.


나의 흐헤헤- 하는 장난꾸러기 같은 웃음소리와는 달리, 그녀의 웃음소리는 호탕하다. 으하하하하- 푸하하하하- 그녀는 조금만 재밌는 일이 있어도, 목청껏 웃는다. 나는 그녀의 웃는 모습이 정말이지 좋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세상의 별 일이 다 별일이 아닐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녀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매우 잘 들어주는데, 사람의 모양새로 태어났지만 사실은 그 토끼 모양 이모티콘처럼 길고 커다란 귀를 몸속에 숨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봐요, 토끼 귀 달린 만두님. 그 모습 그대로 단단하고 귀엽게 살아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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