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갈무리 되어가던 시점이었겠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믿던
어떤 공백의 날들 속에서도
나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곱씹고 있었고-
그건 아마도 사랑이라는 걸
몰랐던 게 아니라
떠나간 이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이
사랑을 부정하게 만든 것이겠지.
정말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 앞에서 고개를 갸웃하던 날엔
분명 어떤 사람의 뒷모습을 좇느라
바쁘게 숨 고르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게 가려진 게
왜 이리 많은지 한숨을 내뱉던 순간엔
한때 절절하게 애정했던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서서히 아주 조용히
갈무리되어가던 시점이었겠지.
돌아보면 우린 사랑을 내내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정할 수 없게도
언제나, 어디서나, 부지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