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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혼잣말 3편

하얀 입김 같은 혼잣말을 꺼냈다가 얼른 삼켜버리는 일

by 이양고


누군지도 모를 사람을 그리워하고

혼자라는 생각에 뼈저리게 고독을 씹는 일


문득 떠오른 어느 햇볕 좋은

산책길에 내 옆에서 환하게 웃던

당신이 있었다는 걸 불쑥 기억해

마음 한쪽이 시큰거리는 일


파랗게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다

여기, 이 자리, 지금

당신이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얀 입김 같은 혼잣말을 꺼냈다가

누군가 듣기 전에 얼른 삼켜버리는 일


이미 떠나버린 당신을

차마 놓지 못한 채 계속 그리워하고

그리움에 기댄 채 하루를 보내는 일


그 모든 순간이 혼자처럼 보여도

사실은 여전히 누군가를 품고 살아간다는,

오래된 고백이라는 걸

나만 알고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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