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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2주를 기다린 끝, 문자 한 통으로 끝났다

짧은 문장 하나에 담긴, 길었던 마음의 여정

by 베이지

니프티(NIPT) 검사는 2주 후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10일 만에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고, 1주일 만에 통보받은 산모도 있었다.
반면 2주가 지나도 결과가 안 나와 불안하다는 글도 많았다.


‘2주가 되는 전날 전화를 해볼까? 그냥 기다려볼까? 혹시 잘못 나왔으면 어떡하지?’
별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결국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전날 오후, 참지 못하고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두 번이나 연결이 실패했다.


‘그래, 어차피 기다린 거 하루만 더 기다려보자. 별일 있겠어.’


스스로를 달래며 전화를 내려놓았다.


그 하루가 왜 이렇게 길던지


드디어 정확히 2주가 되는 날.
지난번 다른 검사도 오전 8시 30분쯤 결과가 나왔던 게 기억났다.


‘오늘도 오전에 오겠지?’


하지만 9시, 10시, 11시가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이게 뭐라고 사람 마음을 이렇게 애태우는지 모르겠다.
결국 또 전화를 걸었다.


“오늘 니프티 검사 결과 확인하려고 연락드렸어요.”


담당자는 말했다.
“아직 결과가 전달되지 않아 오후에 확인될 예정이에요.”


그래서 그랬구나.
참 정확하게 날짜를 지키는 병원이네.
점심시간이 지나고, 2시, 3시가 되어도 연락은 없었다.


‘이러다 오늘도 연락 안 오는 거 아닐까?’


결국 4시가 넘어 또 전화를 걸었다.


“오늘 결과 나온다고 하셔서요…”
“아, 잠시만요. 확인 후 연락드릴게요.”


10분쯤 지났을까.
짤막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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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문장, 길었던 기다림


“모든 검사 결과 저위험군이며,
성별은 남아로 확인되었습니다.”


그 한 문장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2주간의 불안과 기다림이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렇게 짧은 문자 한 통으로 끝나버린 긴 여정이 조금 허무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 달리 모든 결과가 정상이라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제야 조금 안심이 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정말 괜찮을까?”라는 작은 불안이 남아 있었다.


아이는 생각보다 강하다


사실 나는 아직도 아이가 잘 있는지,
부모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12주 동안,
아이는 별다른 문제없이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아이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엄마의 불안보다 훨씬 단단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2주가 이렇게 길었다면,
남은 7개월쯤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건강하게 커줘, 오복아.
오늘도 너를 기다리는 이 시간이,
엄마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시간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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