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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직트레이너 Sep 22. 2023

“여러분만의 힐링 장소는 어디인가요?”

내 아이를 위한 용기를 주는 그림책 테라피 (그림책 에세이)

두근두근 편의점 (김영진 글/그림)


“여러분만의 힐링 장소는 어디인가요?”


2014년생 알파 세대인 큰아이는 방과 후에 친구와 함께 편의점에 들르는 것이 일상입니다. 아이들은 편의점에서 새로 나온 젤리나 과자, 아이스크림을 구경하고, 원하는 것을 골라 친구와 나눠 먹으면서 집으로 돌아오지요.  


제가 어렸을 적 하교 후에 참새가 방앗간 가듯 문방구에 들렀던 것처럼, 요즘 아이들에겐 편의점이 제2의 문방구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비단 저희 아이만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다. 동네 편의점은 초·중·고 학생들로 자주 북적북적하는데요. 제가 놀이터에서 지켜본 많은 아이는 밖에서 놀다가 목이 마를 경우, 슈퍼나 마트를 찾기보단 주로 편의점을 이용합니다. 그만큼 편의점이 요즘 MZ나 알파 세대에게 편한 장소라는 이야기겠지요.


소개해 드릴 그림책 <두근두근 편의점>의 주인공들에게도 편의점은 평소에 자주 찾는 마음 편한 장소입니다. 그뿐인가요? 이곳 ‘두근두근 편의점’은 놀라운 마법이 이루어지는 곳이랍니다. 원하는 간식을 사거나, 그것을 한 입 먹으면 마음속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니까요.


<두근두근 편의점>에는 총 3가지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첫 번째, 현명이 이야기, 두 번째 민채 이야기, 세 번째 인해 이야기예요. 먼저 현명이 이야기에서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현명이는 부모님이 동생만 예뻐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속상합니다. 그래서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편의점에 가서 초콜릿을 하나 사지요. 그러자 갑자기 현명이 눈앞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갑니다. 그것을 보면서 현명이는 과거에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기뻐하셨던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두 번째는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민채가 편의점에서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친구들에게 싫은 소리를 못 하는 민채는 편의점에서 젤리 하나를 입에 넣자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갑자기 몸이 집채보다 훨씬 더 커져서 “더는 못 참아! 이제 나도 안 참을 거야!”라고 그동안 억울했던 일들을 큰 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회사 일로 바쁜 아빠에게 서운한 인해가 편의점에서 라면땅을 사면서 벌어집니다. 인해가 라면땅에 들어있는 별사탕을 입에 넣자마자 갑자기 바빠서 함께 캠핑을 못 간다던 아빠가 편의점에 찾아오지요. 인해는 아빠와 함께 컵라면을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두근두근 편의점>의 주인공들은 편의점이라는 장소에서 맛있는 간식도 먹고, 마음도 힐링하는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을 합니다. 주인공들에게 편의점은 단순히 고객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 이상의 장소일 것입니다. 평상시 같으면 못 했을 말을 편의점에서는 용기 내서 할 수 있고, 예전엔 미처 몰랐던 가족의 사랑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니까요.


이 그림책은 편의점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요즘 아이들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소에 가는 것만으로 기분 좋은 일인데, 그곳에 가면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줄거리라니, 상상만 해도 신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아이들도 이 책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친구들에게 해야 할 말을 못 하다가 편의점에 가서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내지르는 민채의 이야기에 가장 공감했어요.


마음속 두려움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민채의 모습에서, 이 책을 읽은 많은 아이가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꼈기를 바랍니다.


<두근두근 편의점>은 아이들이 부담 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그곳에만 가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나만의 장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상만 해도 행복해집니다.



☘ 추천 연령대

초등 1학년~3학년


☘ 함께 보면 좋은 책

틀려도 괜찮아 (마키타 신지 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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