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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감정분실 07화

<森>

by Letter B





1. 당신에겐 어떤 무기가 있는가.


아그작 – 아그작 -


삶에는 보통 무기를 장착하지 않는다. 삶은 이렇게 두던 저렇게 두던 어쨌든 굴러가는 것이라고 했다. 삶은 언제나 둥둥 그렇게, 기약 없이 흘러간다. 나는 살아가지만 삶을 배워본 적이 없다. 삶을 구경하는 것은 꽤, 재밌다. 특별한 계획도, 특별한 공식도 없이 굴리면 굴리는 데로 그렇게, 굴러간다. 그리고 나는 굴리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한다. 아, 열심히 – 그리고 최선을.


지금부터 굴리는 방법을 고해보고자 한다.




2. 진화형


관찰이라는 것이 특별한 힘을 필요로 하진 않듯이 그냥 보는 거에요. 자, 팡 소리가 나면 움직일 거에요.

하나, 둘, 아. 하나, 둘! 자, 팡!

이변은 없어요. 움직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러한 일들을 기록하는 일을 해요. 관찰하고 기록하죠. 세밀하진 못합니다. 그런데 꽤 재주는 있는지 천부적이라는 말을 듣곤 해요. 그들은 참 순수해서 아주 작은 이야기에도 화들짝 놀라거든요. 그리고 전 이야기를 만든답니다.


좀, 어려울까요?



3. 삶의 공식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을 추구한다. 그 진실이 보잘것없는 허상이라고 해도 그들은 그렇게 되어 있다. 진실이 없인 단 한 걸음도 떼지 못하는 아이처럼, 모든 걸음 앞에 주저하며 머뭇거린다. 나는 그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실제로 보이는지 나는 답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진실 된 이는 없다. 그 용맹한 추격은 매 순간 놀라우리만치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엇나간 틈을 좁히지 못한다. 공을 들여 시간을 만들고, 만들어진 시간은 서로를 향해 힘겹게 입꼬리를 올리는 데 대다수 소비되어 지고 있다.


본 적 없는 환함이다.




그리고 그런 무리를 생산하는 일이 바로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그것이 우리의 진화형이라 생각하니 뭔가 서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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