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짙고 푸른 묘목 한그루가 있었소.
잎사귀가 무성하여 쓰임이 많다 들었소.
사람들이 그래, 좋은 거 마다하는 놈 봤소?
물에 풀어, 불에 달궈, 생입으로 생잎을
거 효엄이나 알고 드시는 게요?
급한 놈이 가리는 거 봤소? 일단 입에 부어 넣고 보지.
아랫 마을에 소문이 자자하다 들었소.
건너마을은 이미 한바탕 휩쓴 명약이라 들었소.
약장수가 어찌그리 말을 잘하는지, 남구 숨겨둔 곳은 죽어도 모른다 시치미를 떼지 않소 그래.
남구 하나로 어찌 100여 명을 살려. 그것도 한 때지.
이름도 쓰임도 모르는 남구 한그루가 얼만 가겠소.
아니, 이 사람이!
윗마을 김 서방이 북쪽 오랑캐 놈들한테 비슷한 걸 구해왔다 소문이 자자한데도 그래!
거기 짙고 푸른 묘목 한그루가 있었소.
무성한 잎사귀도 이제 본디 찾기 어렵다 들었소.
그럼 영 이제 못 먹게 된 거요?
거 사라지기야 하겄소?
봄이나 되어야 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