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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신과 함께 03화

신부수업

by Letter B






그것은 흡사 인격 모독과 같은 것이었어요.

뭐 소설로나 만나 볼 법한 그런 대단한 모독 같은 건 아닙니다.


툭 -

간식입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주로 인격을 죽이는 일입니다.

인내 같은 것이 아니에요. 내구성은 필요 없죠.

정해진 답은 없어요.

그럼에도 매 시각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선생님, 스테이크 드실 때 칼질하는 거 배우셨죠?



툭 -

간식입니다.


배급은 주로 잘못을 하면 주어집니다.

가능하면 메뉴는 묻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러니까 신경을 쓰지 말라는 거죠.

제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 입니다만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라고 주변 환경으로부터 언어나 몸짓, 습관들이 조금씩 변형되어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말이 좀 거칠었나요?


간식이 입에 묻어나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무게가 좀 늘어난 것 같네요.

일순간에 배급받는 신세인걸요.

위장에서 분해된 배급물에 대해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묻는 것은 의미가 없죠.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분은 흡사 유지되는 것 같네요.



툭 -

간식입니다.


인내 같은 것이 아니에요.

숨을 고르는 일입니다.

그저 불쾌하지 않을 정도의 숨을 고르는 일이죠.

생각은 많이 줄었습니다.

간식은...

하루에 3번, 많으면 수도 없이 지급됩니다.



글쎄요,

모독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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