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더기를 뒤집어 쓴 채 소리를 듣는다.
절규를.
어제 쓴 글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나는 전파가 닿지 않아 꺼져버린 적막만이 담긴 빈 유리 화면을 떠올리다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머릿속을 힘겹게 횡단하는 가는 숨을 따라 단어를 뒤적거려 본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지러이 너부러진 소리는 너무도 가벼이 쓰인다.
가벼이 버려진다.
버려진 것은 최선이요, 담아낸 것은 정이다.
밤이 깊어간다.
나는 누더기를 뒤집어 쓴 채 소리를 듣는다.
절규를.
천국의 나날들은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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