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hoodie 07화

덩굴숲

by Letter B





- 저 놈의 풀은 언제 이만큼 자라 올랐대

- 매년 이만큼 타고 오르는 걸요.


키를 훌쩍 넘어선 수풀을 바라보며 조금 어린 여자는 말했다.


- 조금 늦는 것 같은데요.

- 뭐가 말이야?

- 6월 하순인데 말입니다.


동네 어귀 들머리에는 지역 관할 하에 관리되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다.

자로잰듯 정갈하게 벌목된 나무며 수풀이며 냇물을 가르는 돌 하나 허투루 놓이는 일 없다.

올해는 감감 무소식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담장이 키를 훌쩍 넘어서는 일이 잦아졌다.

이제는 제법 위협을 가할 정도로 거세졌다.

정상대로라면 벌써 잘려나갔어야 할 것들이다.


- 그러고보니 작년에도 꽤 늦었지.

- 왕왕 종래하던 걸음도 끊겼던 걸요.

- 처음이었어 그렇게 울창한 건

- 처음이었죠, 그렇게 울창해진 건

- 부러 남겨뒀을까?


여자는 작년 여름을 떠올렸다.

무성해진 수풀을 두고 사람들은 쉬쉬 거렸다.

나는 지르르 울던 풀벌레 소리를 기억한다.


이제야 종횡하는 시민들은 거리낌이 없다.

나는 이제야 울창해진 가지가 무섭다.


- 그러고보니 공원 관리인 조성은 아직이지

- 분위기가 그렇죠?

- 대변이라도 하는 걸까?

- 이해하기야 쉽죠.

- 좀 우습지 않아요? 위협적이라니까요.

- 정상이지?

- 아무래도 그렇다고 봐야죠.


여자는 얼기설긴 잎이 무성한 담장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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