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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밤 May 28. 2024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결혼하기 전, 또 결혼을 앞두고, 주변에 비슷한 또래의 지인들을 보면서 부모님, 시댁 도움을 받아 결혼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질투도 났었다. 특히 집 1채 뚝딱 얻는 지인들을 보면 참 많은 질투심이 올라왔었다.


나는 고생하고 고생해도 얻기 힘든 집을 부모 잘 만나서 몇억씩 하는 집을 금세 사는구나 하면서,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가장 억울했던 것은, 나는 아끼며 사는데 그들은 사고 싶은 거 가지고 싶은 거 다 사면서도 부모님 도움을 받아 결혼 예산 걱정 없이 할 때 억울하면서도 부러웠다. 부러움이 더 컸었다.


남편과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미래에 대한 생각과, 결혼 자금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나에게 결혼이라는 것은 하고 싶지만 쉽사리 결정 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결혼 4년 차가 되어가는 지금은 오히려 그때의 삶에 고맙고 또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는 도움 받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지인들을 봐도 부럽거나 질투 나지 않는다. 시댁 잘 만난 지인들도 부러웠는데 이제는 부럽지 않다.

부모라면 내 자식이 결혼할 때 해주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고 나도 시간이 지나 아이가 커서 결혼을 할 때 보태주고 싶은 마음이 당연할 것 같다.


4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 부러워했던 사람들이 부럽지 않은 것은, 남편과 나의 힘으로 이루고 있는 지금이 너무나도 감사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지금 내가 깨닫지 않는 이상,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게 지금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결정하고 또 한 푼 두 푼 모아 늘려나가고 있는 이 상황이 고맙고 감사하다.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몇 년 전은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덕분에 한 푼 두 푼 모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고 내 자산을 지키는 것에 대해 관심도 가지게 되었다.


돈 걱정 없이 사는 것만 같은 지인들을 보면 그때는 <나만 왜 이래 참 세상은 불공평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덕분에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빠르게 자산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많지만 우리가 스스로 일궈내고 있는 지금이 나는... 너무나도 뿌듯하다.


생각이 참 못났던 나였는데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했다. 부러운 게 당연했고 질투 나는 게 당연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끼고 모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 것에 오늘은 나와 나의 남편에게 기특하다고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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