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저녁

하루 시

by 그래
20240923 평화로운 저녁.jpg

가을이 오자마자 제 할 일을 한다고 바쁘다. 찬 바람을 만들고, 나무 옷을 갈아입히고, 정신이 없다. 덕분에 늦은 가을을 느끼고 좋기는 하다.


오늘 글을 쓸 때는 무게를 좀 덜어냈다. 퇴고의 과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엇을 담을지 정하고 난 뒤에는 좀 가벼웠다. 글감을 얻기 위해 찾은 사진작가님의 피드에서 사진을 발견했다. 갯벌 위에 드러난 배 바닥, 항구, 짙은 노을, 노을을 머금은 바다... 평화로운 저녁이었다.


아무도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했다. 사진을 찍는 작가와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그것을 담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나의 필력이 부족했다. 오늘은 이쯤에서 만족하려 한다.


글을 쓰는 사람도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 안 그러면 너무 피곤하다. 오늘은 좀 쉬어야겠다. 유독 힘든 날,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이전 08화순간의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