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게, 멋있게 나이 들고 싶다.

미라클 모닝(새벽 기상)을 4일 차에 느낀 작은 마음

by 소행젼
이미지 출처 : unsplash @Visual Stories || Micheile

어제 자기 전에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이번 주제가 '기록을 남기는, 글을 남기는' 소주제의 사람들이 출연했다. 내가 집중 있게 보았던 두 분은 지하철 택배원 할아버지와 호원숙 작가였다.


지하철 택배일을 하시는 할아버지는 연세가 여든이 넘으셨다. 조폐공사에서 30년 정도 일을 하시고 IMF 때 명예퇴직을 하시고 사업을 하셨는데 잘 되지 않아서 고생을 많이 하셨던 거 같다. 왜 지하철 택배원 일을 하시냐는 질문에, 계속 움직이면서 무언가를 하시는 게 오히려 낫다고 하셨다. 그리고 대기하는 시간에 주로 뭘 하시냐는 질문에는 넷플릭스를 시청한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블로그를 하신다고 했다. 예전에 사업이 망했을 때 기억을 잃어버리시는 경험을 했었고, 그 이후에 많이 회복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기록을 하시게 되었다고 이야기하셨다.


와 여든이 넘으셨는데, 블로그를 하신다고? 블로거인 나로서는 너무 신선하고 멋졌다.

내 블로그 이웃분들 중에 어르신들이 있는데 나는 그분들 보면서 드는 생각이 '왠지 모르겠지만 이분들은 멋질 거 같아'라는 생각을 종종 하기 때문이다.

뭐랄까..? 어떻게 보면 단순이 블로그를 한다에 의미를 두지만, 변화하는 세상에 융통성 있는 자세로(왜냐하면 쉽게 말해 블로그를 하려고 하더라고 배워야 하고, 눌러봐야 하고, 써봐야 한다) 부지런하시고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나이 듦', '나이 들어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

왜? 잘 나이 들고 싶기 때문이다. 잘 나이 든다는 것은 계속 끊임없이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애씀의 결과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런 작은 노력이 모여 모여 괜찮은 나이 든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냥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에 다른 좋은 생각을 넣어서 더 좋은 생각으로 변화하려는 그 자세는 그게 '연륜', '경험의 쌓임'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그런 사람들은 그냥 나이 든 사람과는 또 다르겠지?
커피라고 해서 다 같은 커피맛은 아니니까? 더 진한 향기를 내뿜지 않을까?


호원숙 작가는 박완서 작가의 딸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두 딸이 있는 나로서 그 인터뷰를 보며.. '우리 딸 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호원숙 작가가 말하는 '엄마 박완서는 어떤 사람이었냐?'라는 질문에 엄마는 굉장히 똑똑하셨고, 자유로우셨다. 집이 조금 지저분하더라도 호통치거나 하시지 않으셨고, 우리가 자라면서 팝송을 시끄럽게 듣더라도 오히려 같이 들어주시는 편이었다.

호원숙 작가가 엄마의 연대기를 쓰는 작업을 하게 되면서 50이 넘어서 작가가 되기 시작하셨다고 하셨다. 내가 연세를 찾아보니 70을 앞두고 있으셨다. 자신에게 엄마가 일을 맡긴 것도 뜻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말을 하셨다.


나는 인터뷰를 보며 내가 잘 나이 들어서 우리 딸들이 엄마를 생각할 때, 좋은 기억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따뜻한 기억과 좋은 기억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는 나이 들면서 더더욱 멋지셨다. 엄마랑 대화하는 것은 너무 즐거웠다. 때론 유쾌하시고, 때론 친구 같고 언니 같다. 엄마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언제나 우리에게 삶을 살아갈 에너지를 나누어준다'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들 수 있도록 괜찮게,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

물론 좋은 엄마도 '좋은 나'의 일부이고, 괜찮은 어른도 '좋은 나'의 또 다른 일부이다.


나이 드는 것은 내가 가진 세계 안에서 편협한 사고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내 생각을 수정 고치고 더 쓸모 있게 만들고 때로는 빈티지스러울 수도 있고, 때로는 예스러워질 수 있더라도 그 안에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으면 좋겠다.


새벽에 쓰는 글이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이라 사실 주제가 딱 멋있게 있지 않지만 이게 또 이런 글의 매력이 아닐까 자기 위안을 하며 이렇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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