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아 Sep 29. 2024

미성숙한 인격체

-엄마, 엄마도 그거 사지 그래?

-그거?

-음식물 분해해서 가루로 만드는거 있잖아.

-아.. 음식물 처리기?

-그거 있으면 훨씬 편할텐데.

-네가 하나 사주련?

-내가??  음....(장초딩의 흔들리는 눈빛) 그거 비싸?

-니가 사겠다고 열심히 돈 모으는 3d 프린터, 지포 라이터, 장난감 총, 그거 살 돈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그것들 포기하고 엄마한테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선물하겠다는 생각은 혹시 안해봤어?

-엄마... 그런 생각을 하기엔 난 너무 '미성숙한 인격체'야.

....

....

....

-차라리,  '엄마 난 너무 어려' 라고 해라. 이 나쁜 쉑히야...




귀찮다는 녀석을  앞장세워, 몇칠간 쌓인 쓰레기를 이고지고 분리수거를 하러 나선 길,

음쓰(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터져 난감해진 상황을 수습하느라 쩔쩔매는 에미를 보고 안쓰러웠나보다.

곧 죽어도 '엄마 내가 사줄게' 라고 안하는 녀석.

갖고 싶은거 한참 많은 나이인거 알면서도 섭섭하고 치사한 마음.

나는 내 꺼  사고싶은 마음 꾹 참고 너 사주는데 칫!

근데, 아들아.

'미성숙'하다고 하기엔 쓰는 언어가 너무 '성숙'하다는 생각은 안드니?

말이나 못하면 에라이, !



 




이전 11화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