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라고는 카카오톡이 전부였던 내 삶에 인스타그램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덧붙였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소통을 꿈꿨다. 내가 베푸는 친절만큼 남도 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아름다운 소통의 신세계를 기대했다. 기대는 대부분 실망으로 이어졌지만 이번은 좀 다르지 않을까 설레었다. 하지만 역시 실망을 재확인할뿐이었다. 우리는 모두 관심받기를 원하지만 남에게 관심을 두는 일에는 인색하다.
서로의 생각을 연결해주는 공간에서 느낀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서로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드러내기에만 바빴다. 자기표현을 하기도 바쁜 시간을 타인에게 할애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으리라. 돌이켜보면 나 스스로도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고독은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생각을 견고히 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하지만 고독한 순간도 삶의 온기가 필요하다. 온기가 가득한 상태에서는 고독을 즐길 수 있다. 냉기가 가득한 외로움 속 고독은 온갖 부정적 사고가 형성되는 고통을 잉태한다. 결코 즐길 수가 없다.
점점 개인주의적이고 형식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사회에서 온기를 나누는 것은 참 소중한 일이다. 현실의 삶에서 나누는 온기는 가장 본질적이며 소중하지만, 가상공간에서도 비슷한 온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또한 반가운 일이다. 어쩌면 가상공간에서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더욱 개인주의적이고 형식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소통을 시도하며 온기를 나누고자 했지만, 가상공간에서 느낀 좌절감은 실제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 과연 SNS라는 이름이 붙은 소통 공간의 역설을 떠올려본다.
언제 어느 곳에서도 사랑이 넘치고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나의 온기 어린 시선은 소중한 사람들을 향하고 세상에퍼진다. 모두가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