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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조 Sep 18. 2022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살아라

사랑으로 따뜻한 일상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는 거실 한 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식물들. 관심을 쏟고 정성을 들여 길러낸 아이들이다. 줄기에서 조그맣게 돋아나는 새순이 자라 연초록 잎을 펼쳐내는 순간, 새순인 줄로만 알았던 꽃대가 앙증맞게 올라와 꽃봉오리를 조심스럽게 펼쳐내는 순간, 흙에서 새순이 돋아나는 순간들이 기쁘고 즐겁다. 나에게 기쁨을 안겨준 아이들을 초록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내가 초록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불과 8년 전이다. 가족들과 새롭게 둥지를 튼 집은 아파트 단지의 맞은편에 자리 잡은 빌라 단지였다. 아파트 단지와 빌라 단지 사이에는 작은 하천이 흐르고 있었으며, 복잡하고 번화한 아파트 단지와는 대조적으로 빌라 단지는 그 뒤편에 양궁 경기장이 자리 잡은 꽤 널찍한 공원이 펼쳐져 있어 무척 한적했다.


  새로이 터 잡은 집은 복층 구조로 되어 있는 빌라의 꼭대기 층으로, 상층부에는 햇빛을 잔뜩 머금을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꽤 넓게 자리했다. 가족들은 그곳에서 커피와 차를 마시기도 하고, 손님들을 초대해 낙은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간혹 양궁 경기장에서 축제를 진행했는데, 큰 축제가 벌어질 때면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의 낭만을 집 테라스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


  그 집에 살기 전에는 식물 화분에 관심이 거의 없었다. 어머니께서 키우시는 식물을 볼 때마다 단순히 집안 분위기를 바꿔주는 소품 정도로만 생각했다. 때맞춰 물을 주고, 햇빛을 골고루 받도록 화분도 돌리는 일이 바쁜 일상에서 귀찮음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식물이 가진 생명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금세 매료되었다.


  시작은 아주 작은 화분 하나였다. 산책을 나선 길에서 만난 화원, 그 앞에 놓여 있던 분홍 잎 식물. 
제라늄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색의 꽃이 일 년 내내 피는 식물을 사게 된 것은 우연히 만난 아름다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잎의 모양이나 무늬를 볼 때마다 신기했고, 작은 꽃봉오리를 잔뜩 달고 삐죽이 올라오는 꽃대는 얼마 후에 화려하게 펼쳐질 꽃을 상상하게 하며 기분 좋은 설렘을 안겼다. 고요하던 마음에 작은 물방울이 되어 떨어진 제라늄의 감동이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퍼졌다. 다른 색의 제라늄 화분을 들이게 된 것이다. 급기야는 100개에 가까운 크고 작은 화분이 테라스를 가득 채웠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우연한 계기로 삶이 바뀌곤 한다. 터닝포인트라고도 하고 변곡점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런 지점은 아주 커다란 사건일 수도 있고, 나중에 떠올리려 노력해도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삶이 바뀌었는데 그 이유도 모르고, 심지어는 자각하지 못하고 지나치기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드물게, 어떤 사람에게는 자주 발생하는 인생의 변곡점은 우리 일상에서 심심치 않게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어느 시점에 어떤 것이 나의 삶을 바꿀지 알 수는 없다. 적어도 나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어줄 변곡점이, 그 순간이 있기만 바랄 뿐이다. 다만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무엇을 하던 충실하지 않으면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변곡점 맞이하라 수 없으리란 사실은 명확하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그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자. 일이나 취미, 사람, 그리고 사랑 등 그 어떤 것이던 치열하게 해 보자. 제대로. 새눈이 돋고 새잎이 펼쳐지고 꽃이 피는 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간 열심히 광합성한 결과물이고 치열하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삶의 노력이다.


  일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취미도 제대로 즐기고, 사람과의 관계도 진심을 담아 소통하며 교류하고,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뜨겁게 사랑도 해보자. 그런 노력들이 우리의 삶에 양분으로 남아 기어코 꽃 피우고 열매 맺혀 영글 수 있는 선물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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