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식 객기 부리지 마라!
정확히 어떤 대화 주제에 저 단어가 함부로 튀어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살면서 몇 번인가 객기 부리지 말라는 말을 들어도 보고 누가 듣는 것도 봤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닌데 그 사람은 그때 왜 저런 이야기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나는 누군가를 폄하하고 싶지 않아서 하지 않는 말인데, 때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운을 꺾기 위해 저런 말들을 하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저 말이 누군가의 용기나 도전을 한 방에 철없는 한 때의 기행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싫다.
지금은 시간이 되면 종종 인생에서 다양한 객기를 부려보고, 기행도 할 수 있을 때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만 어린 시절의 나는 나보다 좀 더 어른 같은 누군가가 전한 저 말에 면역이 없었다. 사실 정확한 단어의 뜻과 문맥을 좀 생각하다가 반박할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특히나 공채 공부를 할 때는 많이 작아져있던 때여서 '나'에 대한 '남'의 시선에 너무 크게 신경 썼던 것 같다. 특히나 내가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응원과 은근한 까내리기를 반복할 때는 어느 장단에 맞춰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수산직 2차 시험을 준비하던 때였다. 명절인지, 보통의 주말인지, 한 학기가 끝나가던 때였는지 버스 터미널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학생들이 빼곡히 모여있었다. 나도 그중의 하나였고 공부가 급했던 시기라 들고 다니던 정리 노트를 보면서 서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보통 나는 표를 사고 시간이 좀 뜨면 옆 파리바게트에서 주로 시간을 때웠고, 삼십 분 내외라면 좀 기다렸다가 줄 빨리 서서 버스를 탔었다. 그때는 버스에 종종 서서 가는 사람들도 있었어서 버스에서 앉아서 가려면 줄 서서 빨리 타야 했다.
나는 버스를 탈 생각이 이미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와중에 서서 법령 공부를 하고 있자니 그것도 스트레스였다. 다양한 법률용어들이 넘실대자 없던 멀미도 생길 것 같았다. 시험과목에 수산업법이 있었는데 그 과목은 나를 지독히도 괴롭혔다. 법령을 읽어도 그 내용이 이해가 안 가니 마치 외계어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을 프린트해서 정리를 하고 그걸 그냥 외웠다. 계속 보다 보면 이해가 되는 날이 있겠지 하면서. 그날도 정리한 자료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학교 선배였다. 소문이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무슨 공부를 길에서 하냐며 '수능 보냐, 어차피 집중이 안된다'며 타박했다. 나는 시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뜬금 아는 형도 면접에서 떨어졌다며 몸상하지 않게 적당히 하라고 했다. 무슨 의미인지 좀 헷갈렸다. 걱정인가? 내가 꼬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나도 심사가 꼬여있는 상태라서 그런지 당연히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하면서 좀 뻐겼다. 뱉자마자 괜한 말 했다 싶고, 이번에 떨어지면 창피하겠다는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시험준비 하면서도 꾸역꾸역 학교 가고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했는데 그게 까부는 것으로 보이는 게 억울했다. 뭐 결국 그런 것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게 한 자극제가 되기도 했지만..
과거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누가 좀 뭐라고 해도 그냥 잉!? 무슨 상관이지?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렴! 용맹한 벌꿀오소리처럼.."
벌꿀오소리 출처: https://www.youtube.com/live/-DZdcPdaW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