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작성 가이드
"그래서 A와 B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정성스럽게 보도자료를 작성해 각 언론 담당 기자에게 배포했는데 이와 유사한 질문을 받게 된다면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보도자료 배포 후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기자에게 질문이 오는 상황과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 같은 질문을 다수의 기자가 한다면?
이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하려는 핵심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도자료의 주요 핵심이 무엇인지, 이 자료를 통해 어떤 것을 얻을 것인지 명확하게 그려야 한다. 또한 그 핵심을 뒷받침할 근거도 제시하고 예상되는 질문도 미리 작성해 보도자료에 추가할 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장황하게 나열하면 안 된다. 육하원칙에 따라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작성한 뒤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굳이 없어도 되는 단어나 문장을 삭제해야 한다. 경제지 같은 경우는 금액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제품의 단가나 비용 등을 기재하는 것이 좋다.
내용이 틀렸을 때에도 수많은 연락을 받을 수 있다. 모두가 다 아는 사실, 예를 들어 1+1=2인데 3이라고 기재했을 경우 다수의 기자에게 연락을 받게 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이럴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정정 보도자료를 보내 잘못된 내용을 즉시 바로 잡아야 한다.
2) 특정 내용에 대해 소수의 기자가 묻는다면?
이때에도 두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첫째는 1)과 같이 핵심이 흐릿한데 기자들이 연락을 하지 않을 수 있고 둘째는 핵심에서 벗어난 소위 대세에 지장이 없는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다. 전자라면 핵심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면 되고 후자일 경우 '팩트'에 기반하여 있는 그대로의 내용으로 답변하면 된다.
다만, 정정 보도자료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나 핵심이 모호한 경우 보충한 자료를 보낼지 말지 보낸다면 언제 보낼지는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재배포가 확정되면 국가적 대소사가 없는 이상 이 역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3) 보도자료에 있는 내용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면?
매번 강조하지만 기자들은 하루에도 30통이 넘는 보도자료를 받는다. 그러다 보면 자료에 혼동이 올 수 있다. 이럴 때는 기자의 질문에 툴툴댈 게 아니라 보도자료 내에 문의 사항에 대한 내용이 있음을 전하고(너무 강조할 필요는 없다) 다시 한번 그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그 내용이 기자의 눈에 띄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 강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자.
타 부서에 있다가 새롭게 발령된 기자는 특정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다. 친절히 설명하되 절대 가르치려 해서는 안된다. '정보 전달'로 가야지 '그것도 몰라?' 하는 태도로 '가르침'이 되어버리면 수평적인 관계가 순식간에 수직적인 관계로 바뀐다. 인간은 누구나 수직적인 관계로 변하면 반감이 생기고 감정이 상하기 마련이다. 감정이 상하면 관계가 틀어지고 이를 개선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관심이 있기 때문에 연락을 하고 질문을 한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다.
4)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변은 피하자.
1)에서도 강조했지만 예상 질문을 미리 파악해 보도자료에 녹여 질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도자료 배포와 수령은 사적인 대화가 아니다. 공적인 업무의 대화다. 공적인 업무의 대화는 늘어지면 안 된다. 임팩트가 약해진다.
점심식사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점심식사가 끝나고 사무실에서 팀장(A)과 나눈 대화다.
A : 점심 식사했어요?
B : 네. 했습니다.
A : 뭐 드셨어요?
B : 제육볶음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A : 어디서 드셨어요?
B : 회사 바로 앞에 새로 생긴 집이 있다길래 다녀왔어요.
A : 누구랑 갔어요?
B : 마케팅팀 김OO 과장과 윤OO 대리와 같이 갔다 왔습니다. 팀장님은 식사하셨어요?
물론 직장 상사와의 대화가 마냥 부드럽지는 않겠지만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다.
만약 기자(A)가 같은 질문을 했다고 치자.
A : 점심 식사했어요?
B : 네. 했습니다. 회사 바로 앞에 제육볶음 잘하는 집이 새로 생겼다길래 마케팅팀 김OO 과장 그리고 윤OO 대리와 같이 다녀왔습니다. 매콤하면서 달달한 게 아주 맛있었습니다. 식사하셨어요?
단적인 비교를 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과 답변은 소개팅 자리에서나 하자. 홍보담당자는 보도자료나 다른 이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추가 질문이 없도록 해야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답변은 서로를 지치게 한다. 하나를 물어보면 지구의 탄생과 역사부터 거창하게 설명하라는 게 아니다. 핵심을 바탕으로 요지만 간결하게 응답하면 된다.
보도자료 작성도 마찬가지다. 보도자료를 작성한 홍보담당자는 본인이 기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읽고 확인해 궁금한 게 없는지 살펴본 뒤 내용을 첨삭해야 한다. 이후 일반 대중의 입장으로 또 한 번 확인해야 한다. 안티 팬이라면 여기서 어떤 것으로 트집 잡을지 보는 것이다.
하나의 보도자료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나오지 않는다. 오늘 정말 잘 썼다고 생각한 보도자료도 다음 날 보면 어색하거나 수정할 부분이 보이기 마련이다. 보도자료 작성은 글쓰기와 같고 배포 전 수정은 퇴고와 같다.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절차다. 보도자료를 쓴 뒤 읽는 이의 입장이 되어 천천히 되짚어 본다면 보도자료 배포 후 끊임없이 울려대던 휴대폰이 어느 순간 잠잠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