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는 모두 다른 이유로 회사를 다닙니다
글을 쓰는 일은 제게 늘 ‘익숙한 일’이었습니다. 보고서, 제안서, 자료 정리, 가끔 올리는 칼럼과 블로그 글 그리고 일기까지. 비록 단어와 문장을 다듬고, 논리를 세우고, 전달력을 높이는 글쓰기는 아니지만 꾸준히 했던 일이 글쓰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처음으로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나는 중소기업에 다닙니다_부제. 여섯 가지 시선』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스펙터클한 사건은 없습니다. 그저, 중소기업에서 매일 반복되는 ‘소소한 하루’를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아침 억지로 눈을 뜨고, 무표정한 얼굴로 지하철에 서 있다가, 같은 건물 같은 층의 같은 자리에 앉아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누군가는 성장의 기회로, 누군가는 생계를 위한 버팀의 공간으로 회사를 바라보며 하루를 보냅니다. 같은 프로젝트를 해도, 어떤 사람은 성취의 순간으로 기억하고, 어떤 사람은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로 기억합니다. 회사를 만든 사장, 전략을 짜는 기획팀장, 기술과 제품을 만드는 개발팀장, 숫자와 매출을 책임지는 영업팀장, 현장의 팀원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가족들. 같은 회사 안에서, 같은 사건을 두고,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나는 중소기업에 다닙니다. 부제. 여섯 가지 시선』는 이 여섯 개의 시선으로 회사를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퇴근 후, 불 꺼진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앉아 있는 사람. 회의실 앞에서 문을 두드릴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
성과가 나오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 사표를 가방 안에 넣어두고도 내밀지 못하는 사람. 크게 성공하지 않아도, 회사의 중심이 되지 않아도, 오늘 하루를 견디며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들을 각자의 시선에서 조용히 기록해보고 싶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처음으로 써 내려간 이 소설을 통해 누군가가 “나만 이런 건 아니었구나”라는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 글쓰기도 뜸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이 책이 나온 소식을 들고 찾아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브런치북에 각각의 섹션의 내용을 다시 정리 하는 시간도 가지겠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내신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