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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부부 Oct 30. 2022

노래 '문어의 꿈'

2021년, 가수 안예은이 발매한 노래 ‘문어의 꿈’. 안예은은 슬픔과 분노의 상태일 때 쓴 곡이라고 소개했지만, 의도치 않게 이곡은 어린아이들이 즐겨 부르고, 따라 부르고, 신나게 부르는 훌륭한 곡이 되었다. 내가 처음 이 노래를 알게 된 것도, 한 내담자 덕분이었다. “선생님, 제가 학교에서 이 노래 배웠는데 진짜 좋아요.”라고 말하며, 매우 신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던 내담자. 노래의 분위기는 통통 튀는 분위기의 비교적 빠른 곡이었다. 노래의 가사가 아이들에게 참 재밌게 다가왔던 게 아닌가 싶다. 문어가 가진 8개의 다리가, 각각 다른 색깔을 가졌다고 생각한 걸까? 도대체 높은 산에 올라가면 초록색 문어가 되고, 장미꽃밭에 숨어들면 빨간색 문어가 된다는 노래 가사를 어떻게 생각한 건지 놀랍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장미꽃 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 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야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아이들과 이 노래를 활용해 노래 만들기 활동을 할 때였다. 음악치료에서 노래 만들기(song writing)는 노래 가사를 만들거나 바꿔보기, 기존 노래의 가사를 바꾸거나, 멜로디를 바꾸기, 멜로디를 만들어보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는 음악치료방법 중 하나로, 나는 주로 노래 가사를 토의하는 과정에서 자기표현 시도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이들도 다양한 표현들을 만들어보면서 적극적으로 자기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노래이다 보니, 피아노로 문어의 꿈 전주를 연주하기 시작하면 눈빛이 달라졌다. 초롱초롱해진 눈망울로 크게 노래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이래서 노래도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필요하구나라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아이들이 만든 재미있는 가사들도 있다. 호텔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다 온 아이는, “수영장에서 신나게 수영할 때 나는 민트색 문어”라고 했다. 아무래도 수영장 바닥이나 벽이 민트색이었나? 아니면 에메랄드빛 물 색깔을 민트색이라고 표현한 건가? 주말에 가족들과 키즈카페에 다녀온 아이는 “가족들과 키즈카페 가면 나는 빨간색 문어”라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너무 신나게 놀아서 얼굴이 빨개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상상력이란, 정말 한계가 없다. 이렇게 또 하나의 유행을 따라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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