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과 주말 커피 한잔하며 구석진 커피숍에 마주 앉았다. 지인은 "그 녀석이 그럴 줄 몰랐다"라며 "내가 잘 해 준게 후회돼서 잠을 잘 수가 없어"라며 후회의 몸짓으로 침튀기며 열변을 토하며 그의 지인을 욕하는 게 아닌가.
자신이 호의라고 생각해서 해줄 수 있는 모든 걸 해줬는데, 결국 돌아온 건 냉담이었다고 한다. 냉담은 다른 말로 생깠다는 말이기도 하고, 결국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자 했던 내 지인의 진심이 담긴 마음을 하수구에 담배꽁초 버리듯 아무렇게나 하다 전화도 안 받으며 호의를 배신으로 퉁치려는 행동을 한 모양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생각해 보면, 내 지인의 잘못도 나름 크다. 자신의 호의는 자신이 결정한 서비스의 심적 물적 양일 텐데 그것을 결정한 것과 행동한 사람은 순전히 내 지인이었으니 말이다.
내가 아무리 상대를 부처님이 중생을 생각하 듯 따스한 마음으로 생각하는 진심을 다 하더라도 상대는 그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원칙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이 일은 쉽게 해석할 수 있다. 그날 하늘도 뿌옇지만 지인의 얼굴은 더 말이 아니었다. 그에게 한 마디 할 수 없는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속으로 몇 마디 조언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