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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연 Oct 28. 2022

눈이 부시게 슬픈 날

슬퍼도 감사하며……

햇살이 눈부셔서 더 슬퍼졌다. 

쏟아지듯 내리쬐는 환한 햇살이 아름답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계절. 나무의 잎이 무성해지고 초록이 짙어지는 계절. 이 계절을 온전히 누린 적이 언제였던가. 어른이 된다는 건 계절을 순수한 마음으로 느낄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인가. 온몸으로 마음껏 누리고 싶다. 이 자연을. 이 자연 속에 살아가는 나를. 자연의 일부인 나라는 존재를. 자연과 함께. 

서로 축복해주는 존재를 만나는 일, 처음부터 그런 관계가 어디 있겠는가. 함께 맞들며 상대를 위하는 마음을 쌓아나가야 하는 거겠지. 상대를 축복하는 마음이 옅어진다는 건 한 사람의 마음만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떤 어긋남에서 시작되었든 서로 개선하려는 의지로 노력했다면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지도. 

살아가는 건, 살수록 어려운 일. 그럼에도 이 눈부신 햇살을 마주할 수 있음에 감사하리라. 슬퍼도 감사하는 순간 더 피폐해지지 않을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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