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정리하기
예비창업패키지 선정으로 인해 재직중이던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였다. 예비창업자로 선정 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재직중인 회사에 알리지 않아도 된다. 다만 동종 업종이라면 도의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기 때문에 신중히 고민하길 바란다.
필자는 동종 업종은 아니지만 새로 시작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었고, 기존 회사와 업무 병행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따라오게될 '업무 태만 의혹'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다. 당장 따박따박 입금되는 월급이 없어지겠지만 그편이 마음이 편했다.
재직 중인 회사도 대체자를 구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달 전에 이야기를 했다. 처음 만날 때는 대부분 웃으면서 만나지만, 헤어질 때의 모습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나름 아름다운(?) 이별을 꿈꿨다. 여러번의 입사와 퇴사를 거친 이직 전문가(?)로서 나름 깔끔한 이직을 했다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엔 이직이 아닌 창업으로 인한 퇴사이기 때문에 마음 가짐이 달랐다. 그래서 더욱 여유를 갖고 재직 중인 회사에 알렸다.
퇴사 전까지 퇴사 예정자의 숙명
퇴사가 결정되고 난 뒤 퇴사 전까지 퇴사 예정자들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 있다. 부러운 시선으로 퇴사예정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긴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것 같다. 퇴사가 알려지고 난 뒤, 회사 출근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회사의 일원이지만 조직의 일원인 듯 일원아닌, 뭔가 애매한 느낌이 있다. 공기가 다르다. 더 나아가 조직을 배신하고 떠난다는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경우도 있다. 이는 퇴사자가 퇴사를 한 뒤 더 심해진다. 모든 잘못은 퇴사자가 지게 된다. 자리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인 느낌들은 퇴사 예정자들의 그마나 남은 업무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재직중인 회사에 좋지 않은 감정이 있을지라도 같이 근무했던 직장 동료들이 인수인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깔끔한 정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좋은 감정으로 이별을 하고 싶기 때문에 최대한 인수인계 협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시선들은 퇴사 예정자들의 잠재되어 있는 화를 북돋운다. 이렇게 인수인계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정령 깔끔한 퇴사는 어렵단 말인가? 욕 안 먹는 퇴사는 없단 말인가?
아쉽게도, 슬프게도, 어처구니 없게도, 희한하게도, 정말 진짜 없다.
그렇다고 퇴사를 대충하면 더 힘들다. 아에 다른 업종으로 업종 전환이라면 모를까 대부분 같은 업종 내에서 이직이 이뤄지기 때문에 소문이 난다. 평판이 안 좋아진다. 다음 이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는 깔끔한 퇴사는 바로 이것이다.
그저 감내하자.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인수인계 잘 해주자. 그동안 나에게 월급을 준 회사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욕을 얻어 먹든 말든 일단 해야 할 일은 잘 마무리 하자.
[표지 출처.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