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너희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
해야 한다는 강박의 강도에 비해 할 수 있는 실행력은 낮은 수준에 머물 때가 많다.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6시부터 40분간 러닝을 해서 땀을 빼고 샤워를 한 뒤, 약간의 과일과 에스프레소로 허기를 달래고 출근하는 아침은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실제로 그렇다.
해야 하지만, 어쩌면 가장 하기 싫을 일이 끝난 상태로 출근하는 기분이 오늘 하루가 내게 매우 순조로울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역시나 실제로 그렇다.
우선 하루를 시작하는 마인드가 다르다. 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강에 대한 것을 챙겼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은 자신감과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고 Brain Dump에 머물러 있던 여러 가지 것들 중 Top Priority에 해당하는 것을 아주 빠르게 해냈다는 성취감을 준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우리가 함께 모여 공부하는 거실의 테이블에 앉아 가족 모두가 잠든 시간에 글을 쓰는 이 기분을,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은 결코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
보상이 아닌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조건 없는 놀이가 되기 위해,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자꾸 난 조건을 걸게 된다. 오늘 해야 할 공부를 아빠가 퇴근 전까지 다 해놓고 있으면 밖에 나가서 공을 차겠다고. 미안하면서도, 너희들이 진짜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을 해내야 함을 일찍부터 알려주고 싶었다. 삶이 고달픈 것이라는 사실이 아닌, 고통을 감내하고 어려운 과정들을 스스로 이겨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이 지금 너희들 수준에서 가혹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실행에는 큰 고민이 따르지 않아야 한다.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일수록 그렇다. 언젠가는 끝내야 하고 미루는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으니 그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을 챙기지 않았던 무분별한 식사와 운동 없음이 체중증가와 건강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술대회에 입상하기 위해 오늘도 꾸준히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매일을 투자하지만, 그 결과의 발생 시점이 오늘로부터 멀어질수록 지속력은 힘을 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정에서의 작지만 단계적인 성과를 경험할 수 있고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오늘이라는 시간이 지나가야 내일이 오고, 이 시기가 지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우선 제일 먼저 끝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