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prise
덜컹. 마른하늘의 날벼락. 지리멸렬한 일상이 갑자기 어마무시하게 소중하게 느껴진다. 바빠지는 눈동자, 초조해 바짝 마르는 입술. 설마 하는 생각이 저 멀리로 뻗친다. 말없이 핸드폰만 누르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한 마디 건넨다. "뭐 짐작 가는 거 없어?" 일 순간 정적이 흐르고 읽을 수 없는 표정이 아른 거린다.
"그런 거 다 사기래." 평소 같았으면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끊었을 텐데 무엇이 망설이게 했을까? 계획했던 일들을 지웠다 다시 썼다 몇 번 하다가 그냥 눈 질끈 감고 담담한 척하기로 했다. 주말이 더디 가는 게 고맙게 느껴지는 것도 오랜만이다.
가열하게 했던 일이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그때, 갑자기 상승하는 그래프. 이 만큼만 하면 좋겠다는 임계점을 며칠째 훌쩍 넘어가고 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뭔가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일히일비 하던 마음이 잔망스럽게 느껴진다. 그래 이제 딱 1년 되었구나. 갈림길에 선 기분. 가야지 가봐야지.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여니 바람이 나름 시원하다. 개굴거리고 맴맴거리는 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10년과 다르게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조그만 아주 조금만 겁내지 말고 나아가보자.
#전화
#1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