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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씨작가 Sep 14. 2024

사랑일까?

나도 모르겠다. 내 마음을... 



꿈속에서의 감정은 현실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했다. 현실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하지만 꿈속에서는 당연한 듯이 다가오는 순간들 속에서 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어젯밤, 꿈에서 나는 바이킹을 타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솟구치던 그 순간, 갑자기 배는 산산 조각이 나고 나는 하늘에서 떨어졌다. 심장이 울리는 순간,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지만, 그 꿈에서 만난 낯선 남자가 내게 남긴 이마 뽀뽀의 여운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순간이 꿈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만큼, 그 온기는 쉽게 잊히지 않았다.


꿈은 언제나 현실 속에서 감춰둔 감정을 일깨운다. 어제 듣던 노래의 제목은 거절! 사랑에 거절당한 후 홀로 울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 그 노래는 어제의 꿈이랑 다르지만, 안타까운 감성만 나를 목마르게 하는 것 같다.

그림을 그릴때면 감성이 그리운지... 사랑 노래를 듣거나 저녁 라디오, 오디오 북을 듣는다. 어제는 이상하게도 그 노래 가사가 내 귀에 들렸다.


어제의 나는 진주 목걸이의 큐빅이 빠져버린 것을 보고 한참을 당황했다. 그래서 큐빅이 빠진 목걸이 대신 오래된 팬던트를 다시 걸었다. 그 팬던트는 오래된 기억을 끌어냈다. 그것을 만지작거리던 그 사람. 한때는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 감정은 희미해졌다. 다시 만나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날 줄 알았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좋았던 감정만 남았을 뿐이다. 팬던트를 목에 걸 때마다 그 차가운 회상만이 내 마음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렇지만 어젯밤 꿈속의 남자는 그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과거의 사랑이 남긴 잔상도 아니었고, 기억 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존재도 아니었다. 그의 존재는 완전히 낯설었기에 더 혼란스러웠다. 나는 지금도 그가 누구였는지 궁금해하며, 벌써 저녁이 되었다. 나는 지금 저녁 설거지를 마저 못해서 이것을 하고 얼른 잠을 청해야한다.


다행히 요즘 불면증이 사라져서, 꿈속에서의 여정이 두렵지 않다. 나에게 가장 행복한 날은 아무 걱정 없이 깊이 잠드는 날이다. 오늘도 그런 날이 되었으면...


미술작가가 된 이후로, 내 감정은 더 자유로워졌다. 나는 감성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 작품들이 나를 더 자유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과거의 잿빛 사랑은 이제 지나갔다. 요즘의 나는 마치 알록달록한 색으로 가득 찬 명랑한 사랑을 품고 있는 것 같다. 내 작품들처럼, 내 감정도 그렇게 밝고 다채로워졌다. 

내일 아침, 나는 또 다른 감정을 안고 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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