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는 청춘 남녀는 오픈카를 타고 시원하게 뚫린 도로 위를 질주했다. 초록 잎이 무성한 가로수를 뒤로 하며 여자의 긴 머리칼은 바람결에 휘 날렸고 남자의 짧은 머리칼도 나부꼈다. 싱그러운 젊음과 함께 피어나는 그들의 사랑이 기쁨으로 충만했다. 서로에게 향하는 애정 어린 눈빛과 웃음, 표정이 밝다. 햇살처럼 눈부시고 아름다운 사랑! 종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장면이다.
사랑이라 함은 단연 연인 간의 뜨겁고 정열 넘치는 사랑을 으뜸으로 생각하기 쉽다. 일생일대 청춘의 사랑이 싱그럽고 아름답게 피는 절정의 꽃이라면 그 이후의 사랑은 깊게 숙성되어가는 구수한 풍미의 된장 같은 거다.
'사랑'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이라고 사전은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랑의 대상은 나 자신 일수도 있고, 가족이나 반려 동물, 나아가 내가 좋아하는 그 어떤 모든 것일 수 있다. 사랑은 대상과 상황에 따라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기도 하고 속으로 깊게 삭여 속내로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사랑은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으로서 온기를 지닌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 기분이 밝고 마음이 여유로워 너그러우며 사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반대로 사랑하는 감정이 없으면 기분은 우울해지고 마음은 박빙같이 냉정하고 날카로우며 사는 재미를 느끼지 못해 불행하다. 살아갈 소망과 희망을 잃기 쉽다.
사랑은 좋아하는 마음의 속성과 잇닿아 발현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기 위해 여러 대상을 접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대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자신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퇴색했거나 잃어버린 사랑의 감정을 되찾고 새로운 사랑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
관심의 영역 확대는 의지적으로 가능하다. 확대한 관심의 영역 속에서 불현듯 내가 좋아하는 속성이 발견되어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예를 들어 나와 함께하는 사람이 매사 못마땅하고 밉기만 했는데, 어느 날 불현듯 내가 난처한 지경에 놓였을 때 도움을 주었다든지, 내가 우울해 있을 때, 좋아하는 따뜻한 커피를 건네 왔다면, 순간 고마움과 함께 그에 대한 평소의 못마땅함과 미움이 약간 흔들리지 않는가.
그 사람의 새로운 일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속성을 만나 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일전의 좋지 않은 감정은 누그러들고 좋은 감정으로 변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사랑이 나에게로 전달되어와 나의 사랑도 그 상대방을 향한다.
사랑은 유동적이다. 꼭 고정된 대상과 관점만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내외적으로 자신을 가꾸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있고, 이웃 사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며 자신의 생을 불태우는 이도 있다.
이 외에도 나라 사랑, 부모 자식 간에 천륜으로 나누는 사랑, 부부간의 속내 깊은 애틋한 사랑이 있고, 형제간의 사랑(우애), 직장 동료애, 사제지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우정), 동식물과 사물에 대한 사랑 등 범위와 대상이 다양하다.
대상은 다르나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는 같다. 사랑의 대상과 관점이 고매할수록 인생의 성숙미가 깃든다.
신이 인간을 인간답고 고귀하게 만들어 놓은 것은 마음속에 사랑을 심어 놓은 일이라 한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감정이 있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을 지닌다.
살고 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랑의 대상이 풍성할수록 그 사람의 삶은 활력이 넘친다. 활력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다. 그 힘이 인생에 찾아드는 고통을 감내한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무리가 아름답고,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은 가슴에 사랑이 있어서다. 사랑은 사람이 지니는 최고의 선이며 활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