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사랑이다. 사랑하기에 보고 싶고 그리운 것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무엇인가가 생각나고 보고 싶은 것은 나의 마음에 그것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나와 함께 함이다. 나의 마음속에 그것이 있기에 그립고 함께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움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더욱 다가온다. 혼자서 무언가를 헤쳐 나가야 하는데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그 힘든 것을 극복해 나가는 데 있어 힘이 되어 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어려운 것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대에 더욱 그리운 것이다.
그리움은 눈물이다. 지금 나와 함께 하지 못하기에, 내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기에 그 사람 생각이 너무 나기에 그리움이 가슴에 사무쳐서 눈물이 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건만, 함께 하고픈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는데,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이 흘러가고만 있으니 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
20대 중반에 홀로 미국에 가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끔씩 비행기가 지나가는 하늘을 바라보곤 했었다. 살던 곳이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기에 수시로 비행기들이 하늘을 왔다 갔다 했다. 하늘에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한국 생각이 너무나 났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다. 고향이 그립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무 생각났다. 비행기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어뜨리곤 했다. 저 비행기를 타기만 하면 바로 고향으로 갈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함에 마음이 아팠다. 그리움에 사무친다는 말이 무엇인지 너무나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가지 못함에, 만날 수 없음에, 떨어져 있음에, 혼자 밖에 없다는 마음에 마음이 아팠다. 뼈저리게 느껴진 그리움은 나의 삶에 어둠으로 남았다.
그리움은 어쩔 수 없음이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음에 그리운 것이다.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이요, 행운이다.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움 없이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언제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있고, 원하는 때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삶은 불가능한 것일까? 그리움 없이 나머지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까? 아마 그렇지는 못할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언젠가 이 땅을 떠날 수밖에 없으니 영원히 그 사람들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