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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원 Sep 23. 2024

보통의 인연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인연을 맺으며 살아간다. 가족 또한 연인이라는 인연에서 시작이 된다. 사실 모든 인연에 정성을 쏟을 필요는 없다.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소중한 인연들에만 집중하고 살아도 충분하다. 굳이 스치듯 지나가는 보통의 인연들에 너무 많은 감정 소모를 할 필요는 없다. 보통의 인연이라고 하면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과의 인연이 모두 나와 소중한 관계로 발전할 수는 없다. 그중 소수의 몇 명 만이 보통의 인연이 아닌 소중한 나의 인연으로 남게 되니까.   

행복하고 좋은 것만 하며 살아도 부족한 인생, 애써 보통의 인연들 때문에 마음 쓸 필요가 있을까. 나 또한 이미 경험해 본 일이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생각과는 다르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게 되고 그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한다. 아무도 요구한 적 없는 수요 없는 공급을 하고 스스로 실망하게 되는 것. 사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참 어렵다는 거 잘 안다.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어떤 관계이든 서로가 서로에게 해가 되는 것이 없어야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 결국, 우리의 인연에는 모두 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욕구가 바탕이 되어있다. 상대방을 위해 흔쾌히 손해를 볼지언정 감내할 수 있는 관계라면 소중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저 그런 보통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소중한 인연도 보통의 인연도 서로가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 비록 내가 보기에 상대방의 성격이나 일하는 스타일이 달라도 그것을 인정해 주고 비난하면 안 된다. 결국엔 그것 또한 그 사람의 몫이고 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다가 어쩌다 한번 만나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예상치 못한 우연한 만남이 있을 수도 있다. 그 수많은 인연 중 나와 잘 맞는 소중한 인연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미 반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소중한 인연은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쪽이든 소중한 나의 인연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스치듯 지나가는 바람 같은 보통의 인연들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나와 함께하는 소중한 인연들에 감사해야 한다. 서로의 마음이 온전히 통할 때, 나의 배려가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 인사로 돌아올 때, 나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 줄 때,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때 비로소 소중한 인연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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