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실연을 당하면서, 연애의 진짜 모습에 근처도 가지 못하고, 슬픔과 자괴감으로 내 안에 갇혔다. 일종의 자폐였다. 내 안에 갇혀서는 그 누구와도 다가가 닿을 수 없었다.
“넌 연애만 하면 삶 전체가 질퍽거리는 거 같아”
소울메이트의 진실된 조언은 나와 나의 관계를 돌아보게 했다. 연애가 문제가 아니라 연애를 대하는 나의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연애와 사랑의 정체부터 추적하기로 했다.
밝은 성격에 잘 웃는 나는 연애만 하면 너답지 않게 어두워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나의 충직한 몸과 마음은 사랑에 대해 말한다.
“사랑은 에너지를 주고, 밝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 움츠려 들게 하고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고.”
영화 챔피언(2002, 곽경택 감독)에서 사랑에 대한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복싱 챔피언이 되기 위해 주인공은 “여자는 인생의 걸림돌이다”라는 글을 벽에 붙이고 훈련에 매진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나서는 벽에 걸린 글의 “걸림돌”에 X표를 긋고, 그 밑에 “디딤돌”이라고 쓴다.
소울메이트가 제안한 “인생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도전”이 생각났다. 마음의 정리를 위해 필요한 기간을 정해 놓고, 그녀에게 성숙한 이별을 위한 만남의 제안을 할 날을 기다리는 도전.
마음의 정리가 필요한 2주 동안 하루하루 X표를 치며, 그녀에 대한 집착을 X표 했다. 또 에너지를 빼앗고 나를 어둡게 만드는 가짜 사랑(걸림돌)에 X표 했다. X표가 많아질수록 사랑의 정체(디딤돌)에 가까워짐을 느꼈다.
사랑은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이라는 걸 안다면 우리는 사랑의 정체에 근접한 것이다.
현재 당신의 사랑의 정체에 의문을 갖고 있다면, 히라노 게이치로의 사랑의 정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랑이란, 상대의 존재 덕분에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는 일이다.”
그(그녀)와 함께 할 때 자신을 더 긍정하고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다면 당신이 사랑을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라면 다시 사랑할 용기를 내보거나 그게 안된다면 이번 사랑이 끝났음을 받아들이자. 용기는 사랑할 때에도, 사랑이 끝났음을 인정할 때에도 필요한 덕목이다.
사랑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사랑의 힘을 믿고, 관계를 직면하는 용기를 내자.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자만이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