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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소리 May 25. 2023

우즈베키스탄에는 왜 이렇게 오렌지 주스가 없는거니

시압바자르에서

 티티하눔 모스크 바로 옆에 위치한 시압바자르로 갔다. 시압바자르는 역사는 깊지만 초르수바자르보다 규모가 작고 잘 정돈되어 있어서인지 구경하기에 부담이 없었다.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과일들을 보니 당장에라도 폭풍 구매하고 싶었지만, 들고 갈 자신이 없어 주원이가 먹을만한 과일만 몇 개 사기로 했다. 타슈켄트의 민박집에서도 주렁주렁 매달려있던 노란 무화과가 감자처럼 잔뜩 쌓여있었다. 달달한 무화과의 맛에 파리들이 무화과 주변을 들락날락거렸고, 무화과 파는 아저씨는 파리들을 쫓느라, 무화과를 재배치하느라 일일이 손으로 무화과를 만지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잘 못 먹는 무화과인데, 저렇게 산처럼 무화과가 쌓여있으니 안 먹으면 손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화과에 익숙하지 않은 주원이는 "무화과 먹을래?"에 도리도리로 답했다. 무화과는 특성상 금방 무르는데, 저 산처럼 쌓아놓은 무화과를 언제 다 팔지 하며, 나는 사지도 않을 꺼면서 괜한 상인 걱정을 했다. 

시압바자르의 노란무화과



우즈베키스탄에는 오렌지주스 구하기 힘들다
 우리가 싸들고 다닐만한 작은 과일들은 사과, 자두, 천도복숭아 등이 있었는데, 하필 주원이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되는 과일들 말고, 귤을 골랐다. 귤을 3개 샀더니 20000숨(한국돈으로 2000원)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귤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잘 되지 않다 보니 전량 수입인 듯했다. 귤 3개에 2000원이라... 한국에서 겨울에 3만 원이면 10킬로 박스채 먹을 수 있는 귤인데, 이 가격 내고 우즈베키스탄에서 귤을 산다니 이런 호화스러움이 다 있나 싶었지만, 주원이는 귤을 확고하게 골랐다. 

우즈베키스탄 과일생산량에도 귤은 없다(참조: https://www.google.com/url?sa=t&rct=j&q=&esrc=s&source=web&cd=&ved=2ahUKEwjLpKvCqMf8AhWGs1YBHazmBvUQFnoECA0QAQ&url=https%3A%2F%2Fwww.krei.re.kr%2Fkapex%2FdownloadBbsFile.do%3FatchmnflNo%3D62256&usg=AOvVaw1FzWkyCGVLUO2Y7IWh8Vlz)

 귤은 기대도 안 했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오렌지가 비싸거나 오렌지로 가공한 음료수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힘들었다.  한국은 주스 하면 오렌지주스가 바로 떠오르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원이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오렌지주스를 종종 찾았다. 한 번은 주원이가 오렌지주스를 노래하길래, 슈퍼마켓에서 냉장고 코너를 정말 유심히 봤지만 오렌지가 그려진 음료수라고는 오렌지맛 환타밖에는 없어 사줄 수 없었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스코너에는 레모네이드나 체리콤포트가 대부분이었고, 오렌지주스는 아예 메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파는 체리주스도 우리가 상상하는 착즙주스와 거리가 멀었다. 체리 등의 과일을 설탕을 감미하여 물로 끓여 만드는 콤포트(компот)가 많았기 때문에, 먹어보면 생것 그대로의 신맛이 덜하고 그저 달달했다. 주원이는 중앙아시아에 있었던 한 달 동안 귤, 오렌지를 먹지 못해서인지, 2000원을 지불한 귤 3개를 그 자리에서 다 먹어치웠다. 수입과일은 우즈베키스탄이라고 싼 게 아니라는 걸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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