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는 사람에게 담백하게 인사하기
이직하는 동료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언젠가 곧 회사를 떠나겠지 싶었는데 예상보다 시기가 좀 빠르긴 했다. 업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많이 의지를 했던 터라 처음엔 많이 놀라고 조금 불안해졌다. 퇴사 통보를 하고 2~3주 정도가 흐른 후 드디어 마지막 날이 되었다. 마지막 날도 꼭 평소처럼 업무를 하고 잡담을 하다가 퇴근 전 잠깐 작별의 악수를 나눴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와 함께 아주 담백하게.
처음에 동료들이 회사를 나갈 때는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때는 옆 팀으로 옮기는 것도 슬펐다. 사람 욕심이 좀 있었나? 왠지 친구와 영영 헤어져버리는 듯한 느낌에 눈물도 글썽였다. 그런데 7년 동안 한 회사에 다니면서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보니 그 새 많이 익숙해졌다.
‘내가 이별에 무덤덤해진 걸까?’
내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이유를 세 가지 정도 찾았다.
첫 번째,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가정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정을 중심으로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직장에서의 일과 인간관계는 퇴근시간까지만 유지하고 그 후에는 자연스레 가정에 몰두하게 되었다. 물론 회사에서 특별한 인연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경험 상 그런 경우는 아주 소수다. 대개의 경우는 일 자체에 집중하는 편이 효율도 높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도 줄일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퇴사와 입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퇴사와 이직이 인생에서 크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이직에 성공해서 이곳에서보다 훨씬 만족도 높은 생활을 하는 것을 적지 않게 보다 보니, 퇴직과 이직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오히려 축하할 일일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누군가 이직을 한다고 할 때 슬픈 감정보다는 그분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되었다.
세 번째, 만날 사람은 언젠간 만난다는 것을 믿는다. 친한 친구와는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안부를 알고 있듯이, 만약 직장에서 맺은 인연이 진실하다면 어떻게든 연락이 닿고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꼭 직장이라는 테두리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직장을 떠난 몇 분들과는 크고 작은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동료의 이직을 슬퍼하지 않는다.
그리고 난 또 아무 일 없는 듯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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