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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에 대해 써라

2024.3.16.

by 친절한 James Mar 16. 2024


침몰. 

좋은 느낌은 아니다.

침몰(沈沒), 잠길 침 & 빠질 몰.

물속에 가라앉음, 또는

세력이나 기운 따위가 쇠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침몰의 경험이 있었나.

한 가지 기억이 났다.

30년도 더 지난 옛일이다.

당시 태권도장을 다녔고

여름 캠프로 수영장에 갔다.

신나게 물장구치다가

나도 모르게 깊은 곳에 갔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공포,

살기 위해 뛰어올라

수면 위아래로 들락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내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몸에 힘이 빠졌다.

그렇게 몽롱한 침몰의 순간

누군가 물에 뛰어들어 

물먹은 나를 밖으로 이끌었다. 

안전 구조 요원이었다. 살았다.


그때 이후로 물에 대한 두려움이 

꽤 오랫동안 삶의 언저리에

맴돌고 있었다. 다행히

이제는 극복하고

수영도 약간 

하고 있다.


사전적 정의처럼

이런 침몰도 있겠다.

그런데 살다 보면

심적인 침몰이

종종 발생하는 듯하다.

기대와 희망이 무너지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고

불안과 걱정이 엄습할 때 등.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맞는 말이지만

당장 마음에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관점을 바꾸면 어떨까.

상황은 항상 변화한다. 

이 현상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좋아 보였던 것이 나빠질 수 있고

나쁘게만 보였던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환경을 바꾸기는 어려워도

내 마음, 태도, 관점은

생각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환경이라는 것도 자신의 시점을 반영한

투영물이다. 힘들면 힘들다고 하자.

하지만 거기에 빠져있기만 하지는

말고 삶을 이어나가자.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듯하다.

'새옹지마', 그리고 '그러려니'

이 두 단어를 떠올려볼까.

시간은 어쨌든 흘러가고

우리 인생은 계속되기에.


숲 속에 있으면 

숲을 보지 못한다.

숲에서 나와 높은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면

전체적인 조감이 가능하다.

이성으로는 알겠지만

감성으로는 와닿지 않았는데

살다 보니 그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철부지 장난꾸러기를

구해준 그날의 안전요원처럼

살다가 침몰의 순간으로 빠져들 때,

그대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손 잡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곁에 있기를,

그리고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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