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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
샤워를 마치고 나온 상쾌함
머릿결 사이로 가득한 수분
이제는 헤어져야 할 물기
전원을 켜 볼까, 탁
요란한 바람소리, 윙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
머리를 잘 말려야 해
안 그러면 감기 걸리니까
너무 뜨거운 바람은
머리털을 상하게 한다니까
온풍은 조금만 하다가
그냥 바람으로 말려야지
두피에 가까이 가져가면
화끈화끈 너무 뜨겁네
한여름의 햇살도
이보다는 뜨겁지 않아
사막이라면 모를까
거기에서 사는
동식물들은
뜨거운 바람을
싫어할까 좋아할까
익숙할까 어색할까
화장실에서 머리 말리는
동물 한 마리 스윽
머리가 건조해질수록
뜨거운 바람이 떠나갈 시간,
점점 가까이 다가와
드라이기에서 나온 바람,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어디로 사라졌을까.
차가워진 뜨거운 바람
식어버린 열정,
잠들어버린 꿈.
다시 온기를 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