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렌(Siren)을 만날 때
위기를 감지하세요
세이렌(Siren)은 머리는 여자이고 몸은 새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요정이다. 세이렌은 한번 들으면 빠져나올 수 없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해서 잡아먹고, 배를 난파시킨다. 세이렌의 노랫소리는 한번 들으면 너무도 듣기 좋고, 영혼이 매혹되어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에 유혹을 피할 수가 없다. 스타벅스는 브랜드에 세이렌을 사용하고 있으니, 스타벅스 커피를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커피 맛을 가지겠다는 창업의 정신이 있을 것이다. 요즈음 우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세이렌은 사이렌(Siren)이다. 사이렌은 위험을 알리거나 긴급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이 된다. 사이렌이 울리면 우리는 그곳으로부터 피해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긴급한 상황에 도움을 주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된다. 전쟁 상황에서의 공습 사이렌이나, 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위한 앰뷸런스의 사이렌이 대표적이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세이렌 아니, 사이렌(Siren)을 종종 만나게 된다. 어떤 경우는 무심하게 지나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조직 생활에서 어떤 사이렌을 만나고, 사이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생각해 보자.
첫째, 마음으로부터 들려오는 사이렌을 듣게 될 때이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마음이 무겁고, 용기가 없고, 두려움이 찾아온다. 출근하는 것 자체가 즐겁지 않고,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출근을 통해서 나에게 주어지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을 찾기가 어렵다. 누구나 종종 겪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이렌을 들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은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게 필요하다.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 부여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고, 가치관적으로 생각하면 일을 통해 나의 완성도를 높여 가는 것이다. 나는 어느 것에 비중을 더 두고, 과정을 겪고 있는가? 이것이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가를 정리해 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 타인의 시각,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비교하기 시작하면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러면,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듣게 되는 사이렌을 통해서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가 없다.
둘째, 신체로부터 사이렌을 듣게 될 때이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와 관련한 경미한 사고 또는 징후들이 존재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우리 신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최상의 상태로 신체를 관리하는 것이 프로 운동선수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필요하다. 그래야만 조직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 나의 몸은 내가 제일 잘 알기 때문에 내 몸으로부터 오는 사이렌을 느끼고 듣게 될 때 그것을 피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고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셋째, 관계로부터 사이렌을 접하고 듣게 될 때이다. 우리는 많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조직 생활중에는 조직 내에서의 관계가 전체 관계 중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상사와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부하 또는 후배와의 관계,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등 조직 내에 속함으로써 어떤 경우에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모든 관계를 원활하고, 호혜적으로 유지 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는 경우도 종종 많다. 내가 기대했던 과는 다른 반응, 결과를 접할 때 상처가 크다. 사이렌 소리가 크다. '내가 너에게 어떻게 해줬는데, 나한테 그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 때 그 사람과 더 이상 관계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내가 조직 내에 속해 있는 한 피하는 것도 가능하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의 관계 정립은 공(일)과 사(개인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과 사가 섞이게 되면 관계 유지가 쉽지 않다. 공적인 차원에서는 기준과 원칙에 따라서 처리하는 관계, 사적인 차원에서는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 이익을 바라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쉽지 않은 것이지만 말이다.
넷째, 가족으로부터 사이렌을 느끼게 될 때이다. 결혼한 사람은 배우자로부터, 또 자녀로부터 사이렌을 듣게 된다. 이 사이렌은 소리가 없다. 알기 쉽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없어진다. 가족과 관계는 내가 어떻게 하든지, 무엇이든지 다 이해해 줄 거야라는 가정이 기반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문제이다. 누구든지 대화가 없으면 이해가 떨어지고, 관심이 없으면 멀어지게 된다. 알아서 무엇이든지 다 이해해 줄 것이라는 가정은 가정일 뿐이다. 가족으로부터 오는 사이렌을 느끼지 않는 방법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실천이 안 될 뿐이다.
세이렌을 만나는, 사이렌 소리를 듣지 않는 내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