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상명 Jun 09. 2020

팬텀싱어로 보는 리더십과 팔로우쉽

조직에서 리더에게는 어떤 덕목이, 팀원에게는 어떤 덕목이?

모 방송국에서 방송하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팬텀싱어를 푹 빠져서 본 적이 있다. 2016년에 시즌1이 방송됐고, 2017년에 시즌2, 2020년에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시즌3 이다. 시즌3까지 방송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고, 나는 거의 회차를 거르지 않고 재밌게 보고 있었다. 팬텀싱어는 다른 노래 경연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최종적으로 개인 우승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남자 4 중창을 구성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이 경쟁자이자 자기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예선전과 본선 초반에는 솔로로 노래를 경연하고 이후부터는 2 중창, 3 중창, 최종적으로 4 중창으로 팀을 구성하여 노래 경연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다른 경연 프로그램과는 다른 재미를 주고, 여기서 불려지는 노래들은 어느 음악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멋있으며 장르도 다양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솔로 경연이 끝나면 2 중창 팀 구성이 이루어진다. 다음 라운드 진출자들이 서로를 탐색하면서 스스로 팀을 짜게 된다. 예를 들어 A 참가자가 B 참자가에게 같이 하자고 요청을 하면 수락하는 경우도 있고, 본인은 다른 참가자를 파트너로 염두에 있기 때문에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체 팀이 구성되고, 각 팀들은 노래 경연 준비를 시작한다. 일단 팀이 구성되면, 예선전과 본선 경연 시 관찰했던 점들을 기초로 해서 상호 성향, 잘하는 것, 부족한 것들을 숨기 없이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파악한다. 그때 상대가 이야기하지 않은 잘하는 것을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아쉬웠던 것도 이야기하는 것이 스스럼없다.


서로에 대해서 파악이 끝나게 되면 경연 시 부를 노래를 선곡하게 된다. 누구의 일방적인 주장보다는 서로 파악한 성향, 장단점을 기초로 해서 노래를 선곡하게 된다. 이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느 한쪽의 리딩 하는 성향이 나타나게 되고, 다른 한쪽은 그것을 따라주게 된다. 조직에서의 성과를 내는 것도 이것을 보면 똑같은 원리이다. 팀에는 리더가 있고 구성원이 있다. 그 팀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리더가 팀원들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팀원들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잘 이끄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이 합의(Consensus)의 과정이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고성과를 창출하기 어렵다.  특히, 요즈음과 같이 초정보화 시대에는 말이다. 충분한 합의(Consensus)가 이루어지면 팀원들도 팔로우쉽을 잘 발휘할 수 있다.


노래 선곡이 끝나고 나서는 노래의 방향을 결정한다. 대부분 이전의 노래와는 차별화된 노래를 부르고자 한다. 그래야만 경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편곡을 어떻게 할지, 강조를 어디에 둘지, 솔로 경연이 아니고 합창이므로 두 사람, 세 사람, 네 사람의 시너지를 어떻게 낼 수 있을지, 감정선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등 많은 요소를 고려하면서 노래의 방향을 결정한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이전의 노래를 답습해서는 승산이 없는 것이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필요하다. 이러한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조직이 성장하고, 생존할 수가 없는 것이 현재이다. 리더는 이와 같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조직 내에서 끊임없이 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도 비전을 가지고 조직 생활을 할 수 있다.


노래의 방향이 결정되면, 그다음은 노래 연습이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연습이 수월하지 않다. 당초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 부분도 생기게 되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이 일어나게 된다.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해내야 하는 중압감이 있지만, 노래 연습 과정은 대부분 재미있다. 상대가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 줄 때 가르쳐 주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모두 즐겁게 한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어때 하고 제안하면 받아주기도 하고,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좋겠어하고 당초 계획을 수정하기도 하고, 서로서로 도와 가면서 노래 연습을 한다.


기본적으로 팀원을  배려함으로써 그 노래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한다. 하루의 노래 연습이 끝나면 같이 집에 가서 자기도 하고, 캔 맥주 한잔 마시면서 미래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서로 친해진다. 조직에서도 이와 같은 배려, 합심이 중요하다. 팀원이 힘들어할 때 나 자신을 조금 희생해서 배려하고 도와주는 팀 전체의 성과를 우선하는 문화가 그 조직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킨다.


노래 경연의 순간이다. 노래 경연 시 생각했던 만큼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된다. 어떤 경우든 노래 경연이 끝나고 나면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결과에 상관없이 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 실수한 경우에 실수한 본인이 미안해 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다 생긴 실수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결과적으로 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프로젝트의 결과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성공적이지 못했을 경우 그것에 대해서 철저한 분석(Deep Dive)이 필요하고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점이 다시 반복되서는 안 된다. 조직의 리더는 팀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이끌고, 팀의 격려를 통해서 앞으로 계속 나갈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인재상 중에 하나가 협력(Collaboration)이다. 사이버 세상과 1인 미디어가 발달된 세상이지만 혼자가 아니라 팀플레이가 기반이 되는 협력(Collaboration)이 조직 성과 창출의 원동력이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고, 혁신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전 13화 Between Skylla and Charybdi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