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상명 Jun 29. 2020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닥뜨릴 때

Unexpected

누구나 변화가 쉽지는 않다. 특히,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나에게 일어나는 것은 적응하기 쉬운 일이 아니고, 두려움을 일으키는  일이다. 익숙한 것이 나를 안정시키고 편하게 만든다. 이것이 인간이 기본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때 무엇보다도 기쁘지만 배우자의 부모님은 어떤 사람일까, 집안 분위기는 어떨까, 형제자매, 친구들은 어떤가, 내가 알지 못하는 습관은 어떤 게 있는가 이런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내가 익숙해져 있는 것들에 새로움이 더해짐으로써 일어나게 되는 변화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이다. 농경 사회에서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는 일은 대부분 같은 동네에서 일어나게 됨으로써 배우자의 가족, 환경 등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결혼을 하게 되고, 삶의 방식도 대부분 유사하다. 결혼을 해도 새로운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삶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새로움으로 인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것은 갈등을 유발할 요인이 적은 것과 같다. 현재는 어떠한가? 대부분 결혼을 결심할 때 당사자들 서로에 대한 환경과 정보 외에는 별로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사실은 관심이 없기도 하다. 당사자들끼리도 알지 못하는 것이 많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이 갈등을 유발하는 잠재적인 요인들로 작용한다.


인간의 자유가 상당히 제한받는 환경에서도 익숙함이 변화보다도 더 자연스럽다. 현재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것보다는 현재 있는 곳을 선호하고, 현재 있는 곳에서 안정을 찾는다. 내가 매일 만나야 하는 사람이 낯설지 않고, 내가 밥 먹는 곳이 낯설지 않고, 내가 활동해야 하는 공간이 낯설지 않고, 내가 잠자는 곳이 낯설지 않기 때문에 편안하다. 이러함은 자유 의지가 제한받지 않는 환경에서도 대부분 동일하다. 즉, 인간은 나의 환경과 루틴(Routine)이 바뀔 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조직 생활에서의 변화는 어떠한가? 조직 생활에서의 변화를 어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처음 입사할 때 내 책상은 어디에 있는지,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는 누구인지, 상사는 어떤 사람인지, 점심 먹을 곳은 어딘지, 내가 이곳에 오래 몸담을 수 있는지 하나 같이 내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나에게 변화를 요구할 것들이다. 조직 생활을 하는 중에도 수많은 변화를 직면하게 된다. 그러한 변화 중에서 인사발령을 통해서 새로운 부서로 발령을 받게 되고, 새로운 일을 하게 될 때의 당혹감은 어느 정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크기 마련이다. 어떻게 Manage 할 수 있을까?


조직 생활중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변화는 특히, 예상치 못하게 직면하는 변화는 조직을 떠나게 되는 경우이다. 내가 전혀 예상을 못하고 있을 때 조직을 타의로 떠나야 하는 경우이다. 그 조직에 얼마 동안 몸 담았느냐에 따라 그 당혹감은 비례한다. 조직에 오랫동안 몸 담았던 사람일수록 당혹감이 더 크다. 또한, 오랫동안 몸담았던 사람들인 경우 그 변화를 잘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안타까움을 주기도 한다.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변화에 대해 느끼는 당혹감을 어떻게 Manage 하느냐는 삶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변화에 대한 당혹감을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풀어 보자. '변화 당혹감 = 변화 크기/변화 Manage 역량'. '변화 당혹감'은 분자인 '변화 크기'보다는 분모인 '변화 Manage 역량'에 의해서 결정된다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당혹감을 잘 Manage 하기 위해서는 분모를 크게 하는 게 필요하다. 분모가 크면 클수록 분자 값인 '변화 크기'에 상관없이 '변화 당혹감' 값이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분모인 '변화 Manage 역량'의 값을 키우는 것일까?


첫 번째는 다양성을 가지도록 애써야 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세상, 조직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고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내가 속해 있는 조직에 집중하고,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히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조직에 속해 있는 동안 조직의 프리즘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나의 관점이 단순화되고, 다양한 프리즘을 가지지 못할 확률이 크다. 내 프리즘의 단순화를 방지하고, 다양한 프리즘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심과 접촉이 필요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라는 말이 그래서 생겼을 것이다.


두 번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다. 'Hoc quoque transibit(This too shall pass away)'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라고 하더라도, 그 어떠한 것도 시간이 지남으로써 나에게 새로운 익숙함과 안정을 주기 마련이다. 새로운 변화가 다가왔을 때 그 변화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를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대면하는 일, 그것 하나로 충분하다. 겪어 보지 않은 변화의 당혹감 크기는 겪어 봤을 때의 당혹감 크기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맞닥뜨리는 변화는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가지고 찾아오기 마련이다.


세 번째는 내가 의지 할 곳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Shelter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나 선배 3단계로 마련해 두어야 한다. 내가 마음을 터놓고, 나의 이야기에 공감을 할 수 있도록 평소에 꾸준하게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변화에 맞닥뜨렸을 때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없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변화 Manage 역량'의 분모 값을 키우는 이러한 준비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꾸준하게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닥뜨려도 두려워하지 말자!

이전 15화 세이렌(Siren)을 만날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