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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상명 Jul 16. 2020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1)

Mountain Man

2015년 인도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운틴 맨(Mountain Man)'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 인도 북동부의 가난한 마을의 '다스랏 만지'라는 청년 이야기이다. '다스랏 만지'는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 카스트도 하층민에 속하는 제일 낮은 계급이었다. 그는 조혼 관습에 따라 돼지 2마리, 술 30병을 지불하고 어린 신부 '파구니야'와 결혼을 한다. 결혼 후 그는 자기가 일하던 곳을 도망쳐 석탄 광산에서 7년간 일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신부를 찾아간다. 하지만, 신부 아버지는 더 큰돈을 요구하게 되고 결국 '다스랏 만지'와 '파구니야'는 도망을 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결혼 생활은 행복했다. 그러나, '파구니야'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 물동이를 이고 산길을 걷다가 추락한다.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하나 돌산이 가로막혀 돌아서 가야 했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병원에 도착했지만 '파구니야'는 숨지고 뱃속의 아이만 겨우 살릴 수 있었다. 이에 충격을 받은 '다스랏 만지'는 돌산을 없애 길을 만들기로 작정한다. 망치와 끌 하나만을 가지고 시작한다. 온 마을 사람들이 그를 미쳤다고 했지만 22년 동안 쉬지 않고 작업을 해 길을 완성한다. 이길 덕택에 55Km나 걸리던 길이 15Km로 짧아져 병원에 빨리 갈 수가 있고, 아이들은 학교도 다닐 수 있으며, 젊은이들은 직업 훈련을 받으러 다닐 수도 있게 되었다.


돌산을 깎아 길은 내는 것을 어느 누구도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모두들 불가능하고, 미친 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스랏 만지'는 높이 9M, 폭 8M, 길이 110M의 길을 혼자서 망치와 끌만 가지고 만들어 냈다. 그야말로 현대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도 살면서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종종 목격한다. 어리석다고 생각되는 일들을 목격했을 때 대부분은 그대로 돌아서 버린다. 그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확인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살면서 훌륭한 업적을 종종 목격한다. 그리고, 그 훌륭한 업적에 감탄하고 놀라워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시작이 어땠는지는 잘 모른다. 확인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스랏 만지'가 만든 길을 보고서, 한 사람이 돌산을 깎아서 이 길을 만들었다고 설명을 들으면 놀라워하고 감탄할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높고 큰길을 혼자서 만들 수가 있었지?' 하고 말이다. 길을 딱기 시작했을 때 미친 짓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실은 없고 말이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그 시작은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도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하는 것으로부터 지어진다. 달나라에 가는 일도 그랬고, 1차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의 발달도 그렇다. 컴퓨터 사례를 보면 컴퓨터는 숫자의 덧셈과 뺄셈을 하고자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현재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인공지능에 까지 이르러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그렇다. 내가 하는 일에는 시작이 있고, 그 시작은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큰 성과를 기대한다고 해서 그 시작, 출발이 크지가 않다. 당연히 시작, 출발은 작은 것이다.


일에 있어서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것, 큰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시작, 출발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집념의 크기에 비례한다. 일을 진행해 나감에 있어서 어려움이 닥쳐 일의 진행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성과를 볼 수 있겠는가? 성과 자체를 만들어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끝까지 그 일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는 집념이 일의 성과를 만드는 핵심 요소라 할 것이다. 


조금만 어려운 일이 주어지면 쪼르르 달려와서 '이거는 원래 안 되는 건데요. 이걸 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이 더 필요한데요. 이거는 우리 상황에서 가능한 일이 아닌데요.' 일이 안 되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어려운 일이 주어지면 일의 수행에 필요한 질문을 하고 나서 끝까지 파고 들어서 해내는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의 능력의 차이는 크지 않다. 일이 어려운 이유를 대는 사람의 능력이 우수할 수도 있다. 안 해봐도 이미 어느 정도 일의 결과가 예측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 사람의 차이는 '집념'이다. 결국 '집념'의 차이가 성과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류의 모든 위대한 업적은 작은 것에서 출발하여 집념으로 이루어 낸 것이다. 나의 업적도 작은 것에서 출발하고 집념이 더해질 때 위대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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